대권 도전을 선언한 새누리당 소속 김문수 경기지사가 27일 경기도내 여야 의원들로부터 대권 행보에 몰두하면서 도정을 소홀히 하는 게 아니냐며 ‘뭇매’를 맞았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경기북부지역 국회의원 초청 정책간담회’를 갖고 지역 발전을 위한 여야 의원들의 지원과 협조를 요청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북부지역의 도로보급률이 최하위이고 여러 가지로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규제가 많다. 도지사인 제가 죄송스럽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저발전과 국방안보의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도가 충분히 배려하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도는 북부지역 시·군의 국비 확보를 비롯해 SOC 조기확충을 위한 국비 지원확대, 일산~퇴계원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반환공여구역 개발 및 주변지역의 국비 지원 확대 등의 협조를 당부했다.

또한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 개정, 조세특례제한법 및 지방세 특례제한법 개정, 군사시설 주변지역 지원 및 종전부지 개발을 위한 특별법 제정, 통일경제특구법 제정, 통일교육지원법 개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 등의 지원도 주문했다.

하지만 간담회 초반부터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민주통합당 최재성(남양주갑) 의원은 “지난달 경기도 국회의원들과 간담회 하자고 하더니 연기하고 깜깜 무소식이다가 또다시 북부 의원들만 하자고 불렀다. 경기도의 생각이 붕 떠 있는 것 아닌가 한다”며 “대통령을 할 건지 지사를 할 건지 정해야지 이런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현미(고양 일산서) 의원도 “경기 북부가 발전하려면 남부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지사의 도정과 정치 행보를 보면 그런 문제에 대한 비전같은 게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오늘 정리해 놓은 북부현안 사업안들을 보면 지사님이 건교부장관이 되고자 하시는 건가 생각이 든다”며 “우리 국회의원들에게 길 닦는데 돈 좀 달라는 걸로 밖에 안 보인다”고 쏘아붙였다.

새누리당 김태원(고양 덕양을) 의원은 “도에서 준비한 내용들은 18대에도 다 논의됐던 내용들이다. 뉴타운사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내용들이 많다”며 “해지하기로 된 곳은 빨리 해지되고 추진키로 한 지역은 제대로 추진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시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의 홍문종(의정부을) 의원도 “경기도가 얼마나 일이 많은데 두 가지를 동시에 한다는 건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지사직을 사퇴하면 혈세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면서 “도지사가 출마선언을 하면 부지사가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건 안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곤혹스러워 하면서 “일정이 계속 연기된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제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한 이후 지금까지 의원들이 그렇게 말할 만한 근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