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화성시 송산농협이 포도농민들의 명의를 도용해 제작한 포장박스를 도매상에게 임의로 판매해 피해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송산포도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추락하면서 열흘 앞으로 다가온 ‘2012 송산포도축제’가 자칫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송산농협이 주최하는 ‘송산포도축제’ 예산이 사실상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금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송산농협 치적쌓기에 농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는 비난마저 나온다.
15일 송산농협과 송산포도 생산 농민들에 따르면 송산농협은 총 8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화성시 송산면 사강리 특설 판매장에서 ‘2012 송산포도축제’를 개최한다.
송산포도축제는 송산포도 농민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행사로 지난해에만 3천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한 국내 최대규모의 포도판매 행사다.
그러나 송산농협의 ‘농민 명의도용 포장박스 판매 파문’ 이후 송산포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송산포도축제가 사실상 허울뿐인 축제로 전락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실제 이번 파문 이후 농민들이 십수년간 공을 들인 생산인증시스템이 붕괴됐다는 지적과 함께 송산포도 매출도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송산농협이 개최하는 ‘2012 송산포도축제’ 예산 8천만원의 절반이 넘는 5천만원은 농협이 농민들에게 지원하는 지도사업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나머지 금액 중 시지원금 1천만원을 제외한 2천만원은 농민들에게 포장박스를 팔아 얻은 판매이익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작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각종 지원과 이익이 축소되거나 사라지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남기철 송산포도영농법인 대표는 “작년 축제때는 제대로 계획을 세우지 못해 농민들의 포도 판매는 오히려 저조했었다”면서 “송산농협이 사실상 조합장 치적쌓기 위한 행사를 열면서 농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포도농민 A씨는 “송산농협의 거짓 포장박스 사태로 송산포도의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는데 누가 송산포도를 믿고 사가겠느냐”며 “차라리 축제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농민 지원대책을 세우는게 더 시급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송산농협 관계자는 “농민들과 소비자들의 걱정을 끼치게 돼 유감스럽다”면서 “포도축제를 계기로 다시 한번 송산포도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