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건너와 경기도청에 왔습니다. 일본에서 TV로 보던 헬기와 탱크가 있어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연예병사들은 언제오나요?”
경기도청에서 20일부터 폭우속에 실시되는 을지연습에 난데없이 일본의 여성 관광객들이 대거 방문해 도청 직원들을 비롯해 민원인들, 안보관련 전시를 구경나온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도청을 방문한 일본여성들은 400여명이 넘었다. 방문 이유는 연예병사인 김혜성, 민경훈, 정경호, 정윤학 때문이다.
도가 ‘2012 을지훈련’ 일환으로 도청 운동장에서 ‘2012년 하반기 안보·재난장비 전시회’를 개최, 도내 초·중·고 학생들에게 안보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고 의장대·군악대 공연과 함께 군복무 중인 이들의 팬 사인회를 개최하면서 일본인 여성들이 몰려든 것이다.
이들은 20일부터 23일까지 예정돼 있는 팬사인회에 참여하기 위해 수원의 호텔에서 머물다 을지연습이 끝나는 23일 일본으로 출국하거나, 당일로 온 일본팬들은 서울에서 수십만원을 들여 하룻동안 택시를 대여해 팬사인회에 참여했다.
영화배우 김혜성은 영화 ‘제니주노’와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했으며, 버즈 출신의 민경훈은 ‘상처투성이’, ‘돌아보다’,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OST 등에 참여하며 인기를 얻었다.
청춘배우 정경호는 이병헌의 연인 이민정과 SBS ‘그대 웃어요’에서 함께 출연했고 영화 ‘거북이 달린다’에서 충무로 스타로 급부상했으며 주로 일본에서 활동해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그룹 초신성의 리더 정윤학의 인기는 팬사인회 소식 하나로 일본에서 20대 여성부터 아줌마 부대까지 집중호우를 뚫게 만들었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날아온 마가 미하루(33·여)씨는 “서울과 부산은 다녀봤지만 수원은 처음”이라며 “싸인을 일찍 받기 위해 오전 8시부터 왔다. 시간이 남아 수원화성을 돌아봤는데 일본의 성과는 달라 새로웠고 수원을 제대로 여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도내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가 일본인들로 북적일 줄을 몰랐다”며 “을지연습이 공무원들만의 훈련이 아니라, 도민들에게도 알리고 함께 안보의식을 고취시키는 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