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우리나라 전역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던 ‘월드컵’이다.
‘2002 월드컵’ 당시 우리나라는 폴란드전 첫 승리를 시작으로 4강까지 한숨에 내달리며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곳곳에서 붉은 악마의 물결이 이어졌고, ‘대~한민국’을 외치는 응원소리는 우리나라 전역을 들썩이게 했다.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인 6월13일 오전 10시 두 여중생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우리나라가 전쟁 중이거나 내전 인 상황도 아닌데 장갑차에 치여 사망했다.
훈련 중이던 미 2사단 캠프 하우스 소속 44공병대의 가교 운반용 장갑차가 갓길을 걷던 신효순·심미선(14·양주 조양중 2년) 양을 친 것.
당시 두 여중생은 생일을 맞은 친구 집에 가던 길이었다.
그러나 두 여중생의 억울한 죽음은 월드컵 분위기 속에 조용히 묻혀 버렸다.
이 일이 발생한지 5개월여가 지난 같은해 11월, 주한 미군 군사법원은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미군 2명 중 1명을 무죄 평결한 뒤 곧바로 출국 시켰다.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두 여중생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적 사고는 촛불 시위와 추모 운동에 반미 운동으로 까지 확산됐다.
때를 같이해 미군 장갑차에 의해 두 여중생이 희생된 국가지원지방도(국지도) 56호선 법원~상수간 도로를 개량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경기도 역시 이듬해 12월 실시설계용역을 완료한데 이어 2005년 3월 확·포장 공사에 들어갔다.
파주시 법원읍 법원리에서 양주시 남면 상수리에 이르는 10.06㎞ 구간을 폭 20m의 4차선으로 넓히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명 ‘효순·미선 도로’로 불리는 이 도로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공사 중’이다.
당초 2010년 3월 완공 예정이었던 준공 일정도 2013년 12월로 미뤄졌다. 현재 공정률은 76%.
공사가 질질 늘어지고 있는 것은 바로 국비지원 때문. 국지도는 지자체가 토지 보상을, 중앙정부가 시공비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건설된다.
‘효순·미선 도로’ 공사는 국비 1천200여억원, 도비 540여억원 등 총 1천740억원의 사업비를 산정, 이 중 토지보상(98%) 등을 위한 도비는 대부분 집행됐지만 국비 집행이 초기부터 지연됐다.
19일 현재 집행된 국비는 1천199여억원 중 70% 정도인 826억원.
도는 2013년 개통을 위해 잔여 국비 235억원을 신청해놓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을 수립중인 기획재정부의 최종심의 결과 100% 반영이 아닌 일부분이 제외된 채 국회 심의로 넘어가야 할 상황이다.
도는 내년에도 국비 확보가 안될 경우 답답한 대안으로 다른 사업비를 끌어와서라도 개통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일단 기획재정부 최종심의에서는 일부분이 제외됐지만 국회에서 100%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국비 확보가 안되더라도 타 사업비를 우선 끌어들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 내년말 개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