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30 (화)

  • 맑음동두천 -5.2℃
  • 맑음강릉 1.9℃
  • 맑음서울 -3.2℃
  • 맑음대전 -2.0℃
  • 연무대구 2.9℃
  • 연무울산 2.9℃
  • 구름많음광주 0.9℃
  • 연무부산 4.7℃
  • 구름조금고창 -0.2℃
  • 구름많음제주 8.0℃
  • 맑음강화 -2.7℃
  • 맑음보은 -4.0℃
  • 맑음금산 -3.6℃
  • 구름조금강진군 3.4℃
  • 맑음경주시 2.9℃
  • 구름많음거제 5.7℃
기상청 제공

[사설] 광주·하남 ‘종합장사시설’ 태부족, 해소 시급

지역민 ‘혐오시설’ 거부감부터 하루빨리 개선해야

  • 등록 2025.12.30 06:00:00
  • 13면


광주·하남 지역의 인구 증가와 빠른 고령화로 종합장사시설(綜合葬事施設 화장장) 건립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장사시설은 국민의 일생에서 누구나 반드시 이용해야 할 시설임에도 날로 팽배해온 님비(NIMBY), 핌비(PIMFY) 현상에 몰려 막다른 상황에 몰리고 있다. 장례를 흉한 일로만 여기고 무작정 기피하는 구시대적 인식의 혁신이 절박하다. 피할 수 없는 자신의 일임을 깨닫지 못하는 민심이 참으로 딱하다.


국내 장례문화는 올해 기준 화장률 95.1%를 기록해 장사시설은 필수 공공 인프라로서 지역 내 안정적인 공급이 시급하다.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하남 지역은 자체 종합장사시설이 태부족해 사망 발생 시 현재까지도 타 지역 시설에 의존해야 하는 낭패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유가족들은 장거리 이동과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형편이며, 특히 고령층과 취약계층일수록 그 불편은 더욱 심각하다. 


광주·하남 지역의 종합장사시설 건립은 입지 선정과 주민 동의 문제로 오랫동안 난항을 겪어왔다. 광주시는 2029년 개원을 목표로 5만~10만m2 규모의 시설을 추진 중이지만, 적격 후보지가 없어 2030년으로 개원 시점이 연기된 상태다. 지난 연초 1월 2일까지 4차례나 공개모집을 진행했으나, 주민 동의율 60% 미달 등으로 적격 신청지가 없었다. 


광주시는 지난해 5월 첫 공고를 시작으로 8~11월 또다시 공개모집을 진행해 3개 마을이 신청했으나 주민 동의율 60% 미달, 관련 서류 미비 등으로 적격 신청지가 없었다. 3차(2024년 11월~2025년 1월)에도 2개 마을이 신청했지만 조건 ‘미충족’으로 무산됐다. 지난 3월 4차부터는 수시 모집으로 전환했으나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상황이다. 주민동의율이 50%에 달하는 지역까지는 있으나 60% 벽을 넘지는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재 추진 중인 시설 규모 및 구성은 화장로 5기 이상, 봉안시설, 자연장지, 장례식장 등 복합 장사시설로 계획되어 있다. 유치지역에는 최대 150억 원의 주민지원기금, 30억 원 이내 기금지원, 수익시설 운영권, 근로자 우선 고용, 사용료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종합장사시설 건립이 지연되는 동안 두 지역의 장례 환경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 하남시의 경우 마루공원에서 4,620㎡ 규모의 장례식장과 봉안당 시설을 운영하고 있지만, 관내 화장장이 없는 데다 미사·위례·감일 등 신도시 인구 유입에 따른 인구 증가로 화장 수요가 대폭 늘면서 광주시 화장시설 건립 사업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사강변도시를 비롯한 신도심에 유입 인구가 증가하면서 관내 사망자 수가 급증해 화장장 적체로 장례가 4~5일장으로 늘어나는 형편이다. 결국 유가족들에게 많은 불편을 초래하면서 지역에 주소를 둔 고인들이 황천길까지도 차별받는다는 불만마저 팽배하고 있다.


장사시설을 놓고 난관이 악화하는 경향은 전국 각 지역이 다르지 않다. 이렇게 된 데는 장례를 흉사(凶事)로만 여기고 무조건 기피하고 보는 그릇된 인식이 깊게 자리 잡은 게 가장 큰 문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더 깊이 들여다보면, 좋은 시설은 무조건 자기 지역으로 끌어오려는 핌비(PIMFY) 심리를 무한 증폭시키면서, 동시에 혐오시설을 끝까지 반대하는 님비(NIMBY) 여론에 편승해온 정치꾼들의 선동정치가 미친 악영향이 지대하다. 


아무리 민심을 업어야만 성공하는 게 정치라고 하더라도, 목민관(牧民官)의 도리를 팽개치고 그릇된 민심을 확대 재생산하는 미개한 정치만큼은 절제돼야 한다. 장사시설은 곧 나의 일이며, 장례는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아닌 자연스러운 인생의 일부분임을 깨우치는 모범이 그리운 시절이다. 생로병사 모두가 곧 고귀한 인생일진대, 죽음마저 힘겹게 만드는 이 어리석은 민심은 어떻게든 개선돼야 하지 않겠나.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