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의 만류도 있었고 연임 권고도 있었지만, 지금이야 말로 명예롭고 떳떳하게 경기신보를 떠나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경기신용보증재단 박해진(사진) 이사장이 제도 개선과 자금 지원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8년간의 재임을 뒤로 한 채 일찌감치 퇴임의 뜻을 밝혀 주목된다.
지난 2005년 1월 취임한 이후 삼세판(?) 연임을 계속해온 박 이사장은 아직 2개월여 남은 잔여임기에도 불구, 후임자를 위한 배려를 위해 ‘뒷 모습이 더 아름다운 퇴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뒤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업무를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재임 중 경기신보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끌어내면서 탁월한 경영능력과 리더쉽을 인정받아온 박 이사장은 당시 1조8천여억원에 불과했던 보증공급 규모를 지난 6월 10조2천여억원을 끌어 올렸다. 이는 전국의 지역신보 중 처음 달성한 쾌거였다.
특히 사채 일소운동과 함께 미국발 금융위기에도 파격적인 보증지원을 실시하고 노점상이나 포장마차 등 6만5천여 무등록·무점포 사업자를 대상으로 5천245억원을 지원하는 등 취약층 보호에도 앞장서 2010년 1월에는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경제위기 때 경기신보가 지원한 것은 자금이 아닌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친필 격려편지를 받기도 했다.
‘출연금 세일즈’는 박 이사장의 두드러진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경기도의 출연금 의존을 낮춘 자립 경영의 롤모델로 취임 전 30~40억원에 그쳤던 시·군 출연금 규모를 연평균 200억원 이상으로 대폭 높였고, 금융기관 출연금 319억원에 농협 등 7개 은행과는 특별출연 협약 보증으로 630억원에 달하는 ‘보증용 실탄(?)’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도내 19개 지점망을 갖춘 경기신보의 기본재산은 1천987억원에서 이젠 5천645억원으로 늘려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6년연속 도 산하기관 경영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고 지난 5월엔 전국중소기업인대회에서 기업지원부분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