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의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는 야권의 후보단일화 문제가 급물살을 타면서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단일화 논의를 더 늦출 수 없다”며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며 협상을 제안하고 나서자 안 후보도 “단일화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음달 10일 이후 논의를 본격화할 뜻을 시사하고 나섰다.
문 후보측 우상호 선대위 공보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제 단일화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며 “언제까지 단일화 논의를 늦추겠다는 것인지 안 후보측에 공식 질문한다”고 밝혔다.
우 단장은 후보등록(11월25∼26일) 전 단일화를 이루려면 내달 중순까지는 단일화 절차가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다음 주부터는 구체적 협상이 진행돼야 등록 전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압박수위를 높였다.
문 후보도 이날 서울 영등포에서 열린 ‘정치혁신 대담회’에서 “어느 시기에 이뤄야 하고 어느 시기부터 시작해야 되는지 좀 터놓고 얘기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며 “단일화 논의만큼은 개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민주당의 단일화 공세에 안 후보는 전날 선거캠프 회의에서 “단일화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힌 뒤 “내달 10일까지 정책안을 내놓기로 해, 그 약속에 먼저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유민영 대변인이 설명했다. 이는 단일화 요구 논의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피했던 기존 입장과 달라진데다 대선공약집 발표 후 본격 논의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간표를 제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민주당의 계속되는 거센 단일화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선을 그은 셈이다.
문-안 후보간 단일화 논의가 속도를 더하면서 새누리당은 견제구를 던지며 비판에 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국민에게 새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두 후보가 우리 정치를 후퇴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두 후보가 빨리 블랙홀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상일 대변인도 “두 후보는 이제 단일화 문제에 가부간 매듭을 지어야 하며 국민을 더 이상 헷갈리게 하고, 피로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두 후보는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선의의 정책대결 마당으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요구하는 등 향후 야권 단일화를 둘러싼 격한 공방 속에 대선 정국이 크게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