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폭침 3주년 나라 전체가 슬픔에 빠진 날<br>道선관위, 시흥시선관위 감사 첫날 음주 점심 파문
나라 전체가 천안함 폭침 3주기 애도 분위기인 가운데 감사를 나온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감사관과 피감기관인 시흥시선관위 직원들이 음주점심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26일 오후 12시쯤 시흥시선관위 사무소 인근 음식점 내실에는 선관위 직원 14명이 자리했다.
이날은 3년에 한차례 실시하는 중앙선관위의 대행감사로 도선관위 감사관 4명이 파견돼 시흥시선관위가 감사를 받는 3일중 첫째날이었다.
불낙전골과 함께 소주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처음 두 병을 시작으로 8병까지 반입됐다.
술자리가 이어지면서 여직원에게 술잔이 건네지는 듯한 상황이 연출됐다.
해당 여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흑기사를 요청하며 함박웃음까지 자아내며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잠시후 한 직원이 나와 17만5천원에 이르는 점심값을 외상장부에 기재했다.
이들은 오후 1시까지의 점심시간도 넘겨 1시10분이 돼서야 자리에서 하나 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날은 천안함 폭침 3주년이 되는 날로 평택2함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천안함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눈물의 추도식이 거행됐다.
같은 음식점에서 식사하던 주민 이모(52)씨는 이들의 음주 점심을 보고 황당했다는 반응이다.
이씨는 “나라 전체가 천안함 폭침으로 슬픔에 잠겨있는 날 공직자라는 사람들이 점심기간도 넘겨가면서 취할 정도로 술을 마셔대는데 평소에는 얼마나 마셨겠느냐”고 성토했다.
더구나 공직기강을 다스려야 할 감사관이 피감기관 직원들과 어울려 음주 점심을 했다는 것은 새 정부의 도덕성에도 치명적이라는 지적이다.
시흥사회문제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그동안 선거 때마다 시흥선관위의 미숙한 업무로 불신이 팽배했는데 이번 음주 파문은 불 난데 기름을 부은 격”이라며 “감사하는 사람들까지 한 통속이니 법치와 도덕이 상실된 기관”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중앙선관위 감사실의 한 주무관은 이와 관련해 “전국의 선관위 직원 2천여명이 매도당할 수 있다”며 보도보류를 요청해 선관위의 공직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