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개성공단 통행금지 이틀째인 4일, 남측 근로자 221명이 추가 귀환하는 등 ‘북한 리스크’가 과거와 달리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코스피가 급락하고 환율은 큰 폭 상승하는 등 ‘개성공단발 여파’로 몸살을 앓았다.
이날 오전 10시쯤 근로자 5명이 차량 3대에 나눠타고 가장 먼저 돌아오는 등 우리 측 근로자 221명이 돌아왔다. 이들의 귀환으로 개성공단에는 우리 국민 609명과 외국인 7명 등 모두 616명이 남게 됐다.
이들은 북측이 삼엄해진 경비와 검문검색을 지속하며 공단내 장비 반출을 금지했고, 북측 CIQ(출입사무소)의 검문검색도 한층 강화되는 한편 부분적인 가동 중단과 식자재, 원자재, 생필품 부족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파주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는 아침 일찍부터 통행 재개 소식을 기다리며 ‘혹시나 통행금지가 풀릴까’ 하는 기대감으로 이른 아침부터 CIQ에 나와 대기한 근로자들이 눈에 띄었으나 출경 불허를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특히 이날 오전 개성공단 입주기업협회 옥성석 부회장이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10일까지 주재원 전원을 철수시키도록 하라고 어제 오후 전화로 통보해 왔다”고 밝히는 등 위기감을 고조시켰으나, 통행(귀환)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이 전원철수 요구설로 와전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TV’는 이날 개성공단 출입제한 조치와 관련해 “괴뢰 패당이 개성공업지구를 갖고 계속 우리의 존엄(자존심)을 건드리는 망발을 해댄다면 지금 당장에라도 개성공업지구 완전 폐쇄라는 중대조치가 취해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같이 북한 리스크의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77포인트(1.20%) 하락한 1,959.45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의 급락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센 탓이 크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은 4천718억원 어치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개인도 298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 홀로 4천965억원 어치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개인의 동반 매도세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북한 리스크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불안감은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확인됐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달러당 6.3원 오른 1,123.8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은 5.50원 오른 1,123.00원에 개장한 뒤 상승 압력을 계속 받았다. 오전 한때 ‘전원 철수설’에 환율이 1,125.7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북한 리스크에 따른 외국인 투자심리 위축과 원화약세는 국내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국고채 3년물과 5년물은 전 거래일보다 각각 0.01%포인트 소폭 상승하기도 했다.
5일은 북한의 민속명절인 ‘청명절’로 개성공단은 휴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