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때 닥친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부모님은 이혼하고 학업을 그만두면서 인생에 대한 두려움과 절망이 앞섰는데 부대에 마련된 검정고시 과정을 통해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돼 이제 희망이 생겼습니다.”
수도군단에 복무 중인 조래준(25) 일병의 검정고시 합격소감이다.
지난 24일 육군 수도군단에서는 올해 전반기 검정고시 합격자 32명을 대상으로 ‘충의학교’ 졸업식 행사를 진행했다.
졸업생, 교사, 부모 등이 참석한 이날 졸업식에서는 검정고시 합격자들에게 부대에서 마련한 졸업장과 졸업앨범이 주어지고 성적 우수자와 우수교사 등에게 표창장이 수여됐다.
특히 졸업생 중에는 현역 병사뿐만 아니라 손자 뻘 되는 병사들과 함께 공부했던 김경례(64) 할머니를 포함해 만학의 꿈을 이룬 지역주민 4명도 포함됐다.
이날 국사과목을 지도했던 권도희(41)씨는 지난 연말 부대를 옮긴 남편을 따라 논산으로 이사한 후에도 매주 1~2차례 안양까지 와서 학생들을 가르쳐왔으며, 지난 주 직장암 2기 판정을 받아 항암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이날 졸업식장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수도군단장은 “오늘 졸업식을 배움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자세로 도전해 각자의 꿈을 이루고 이곳에서 받았던 도움을 어려운 후배들에게 되돌려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육군은 생산적인 군 복무 정책의 일환으로 교육 소외계층인 장병들을 대상으로 사회 통합과 국가 인적자원개발 차원에서 지난 2009년부터 체계적으로 고졸 검정고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졸 검정고시 응시를 희망하는 병사들에게는 학습용 교재와 동영상 학습콘텐츠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효과적인 학습 지도를 위해 자원하는 병사들을 학습 도우미로 임명하거나 부대별로 학습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