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도 숭례문에서 장식 기와인 어처구니 중에서 1개가 사라진 채 방치된다는 신문 기사를 소재로 삼아 창작된 ‘숭례문에서 사라진 어처구니’는 사라진 어처구니를 찾아 초록 세상으로 모험을 떠나게 된 소년 ‘상이’를 따라가는 판타지 동화다.
아이들에게 옛사람들의 정서와 지혜가 담긴 소중한 문화재를 보호하면서 영구히 보존해야 함을 일깨운다.
이 책은 2007년도 숭례문에서 사라진 어처구니가 방치되고 있음을 신문 기사를 통해 접하고 작성했다.
그 다음 해인 2008년 숭례문은 방화로 인한 화재로 무너져 내렸고 그 처마 마루에 남은 용머리와 어처구니를 보고 어처구니의 속설을 떠올렸다. 어처구니는 숭례문 처마마루에 줄지어 있는 동물 모형의 흙 인형으로 화마를 막고 하늘에 떠도는 잡귀를 물리친다는 속설을 지녔다.
건물을 보호하고 왕조의 기강을 보여 주는 민간 신앙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를 통해 잃어버리고 살았던 것이 무엇인지를 떠올리게 한다.
이 책은 유형, 무형의 어떤 존재도 저마다 의미와 가치를 지녔음을 설명해 주고 있다.
작가는 어처구니 하나가 사라짐으로 해서 이 세상의 평화가 깨지고 그것이 삶의 고통으로 다가가는 과정을 가상의 세계 속에서 보여 주고 싶었다. 간절한 마음을 모아 되찾은 어처구니를 접하며 문화재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고 사라져 가는 전통과 민간 신앙에 대한 관심을 되새기려했다.
순수하며 간절한 마음만으로 악을 물리치는 주인공 아이를 통해 순수함과 열정을 읽으려 했다. 또 힘이 돼 주는 어처구니의 속설을 아이들에게 재밌게 들려주고자 기획한 소설이다.
‘숭례문에서 사라진 어처구니는 어디로 갔을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동화다. 아이들에게 ‘간절함은 꿈을 이루게 한다’는 것과 ‘소중한 문화재를 보호하고 영구히 보존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동화이기도 하다.
주인공 상이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후 세상과 단절된 채 말문을 닫아 버린 아이다. 땅끝 마을에 살던 상이가 상경해 숭례문 어처구니인 아라를 만나 초록 세상으로 모험을 떠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초록 세상 마루성에서도 상이는 말을 하지 않는 아이였지만 적극적으로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가지며 세상과 소통하려 한다.
마루성은 모리라는 나쁜 마법사의 지배를 받고 있었고 마을 역시 모리로 인해 어처구니가 훼손되고 마루성의 전통을 이어받은 원로들이 석상으로 변하자, 화재, 홍수, 가뭄 등 재앙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하지만 상이는 이 모든 고통이 끝나리라는 신념을 갖고 마을 사람들을 다독인다. 상이는 어처구니의 속설을 믿으며 흙을 빚어 사라진 어처구니를 끊임없이 만들면서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이 같은 상이의 모습은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이끌어 내고 결국 모리를 물리칠 수 있게 한다.
저자 안재희 작가는 유난히도 여행을 좋아했고 문화재와 접하는 기회를 많이 가졌다. 보이는 세계 뒷면에 숨은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간절한 소망은 꿈을 이루게 한다는 것과 소중한 문화재를 영구히 보존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썼고 써나갈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