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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두 번째 시련

개성공단 사태 이어 다시 기로… 朴대통령 위기 타개책 관심집중

■ 남북당국회담 무산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다시 기로에 섰다.

남북당국회담 대표의 격(格) 논쟁 속에 회담이 개최 하루 전에 무산됐기 때문이다. 지난 4월초 북한의 개성공단 잠정 가동중단 사태로 ‘신뢰 프로세스’가 시험대에 오른데 이어 두 번째 시련기를 맞은 셈이다.

자연스럽게 박 대통령의 위기타개책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원칙과 신뢰를 내세워 수석대표의 격을 따진 박 대통령의 압박이 과했던 나머지 신뢰프로세스를 작동시켜보지도 못하는 원치 않았던 결과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마당이어서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개성공단 사태 당시와 같이 이번에도 ‘원칙과 상식에 기반을 둔 정상적 남북관계 모색’이라는 박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와 원칙을 버리고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북한에 끌려다니는 것은 남북관계의 정상화에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박 대통령의 기본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임기응변식 땜질처방이 아니라 남북관계의 ‘기본적 체질’을 바꾸는 장기적 ‘리세팅 처방전’을 강구한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사태를 겪으며 일관된 원칙을 갖고 대응한 것이 동북아정세의 상황변화와 맞물려 북한의 대화테이블 복귀라는 태도 변화를 끌어냈다는 ‘자신감’도 박 대통령의 뇌리에 남아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박 대통령의 과거 발언도 소개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일(대표의 격을 맞추라는 것)을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말이 굉장히 일리있는 말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는 ‘우리 정부가 통일부장관을 수석대표로 내세운 반면 북한 측은 우리측으로 보면 국장급 수준의 실무자를 내보내는 기존의 ‘비정상적’ 회담을 더는 하지 않겠다’는 청와대의 의지표현으로 해석된다.

지난 1979년 남북회담 당시 북한이 공식 채널이 아닌 정체불명의 단체를 회담 파트너로 참석시킨 데 대해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 측 대표에게 책임있는 대화 상대인지를 따지게 했다는 일화가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진 그대로라면 ‘부전여전’인 셈이다.

박 대통령의 이런 입장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남북관계의 원칙을 준수하는 정상적 상황으로 돌려놓거나, 상식에 맞는 시스템으로 전환하지 않고서는 설사 대화가 이뤄지더라도 진정한 남북관계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대통령이 현재와 같은 단호한 입장을 견지할 경우, 적어도 대외적으로는 대화의 장으로 나오겠다는 신호를 던졌다는 평가를 받은 북한을 다시 ‘고립과 도발’의 영역으로 밀어 넣었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에 대화 거부의 명분을 주게 돼 남북간 경색이 장기화하고, 결국엔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계속돼 온 남북관계의 단절이 재연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당장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소모적인 기싸움으로 한반도 평화구축이라는 본질을 놓쳐버렸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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