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주말이면 수원시민들이 즐겨 찾는 칠보산의 등산로를 토지주가 사유지라는 이유로 통제하고 나서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본보 6월 13일자 23면 보도) 애초 시가 등산로 조성은 물론 해당 부지 인근에 굴착 허가를 내줄 때도 아무런 협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더욱이 수개월째 토지가 통제되면서 해당부지에 쌓인 성토가 장마기간 쏟아진 폭우 탓에 인근 농지로 유출돼 주변 농작물의 피해가 잇따르면서 애꿎은 주민들만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4일 수원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권선구 금곡동 720 등 4필지의 토지주 이모씨는 지난 5월 칠보산 등산로 5코스를 비롯한 본인 토지에 철제 펜스를 설치해 통제에 나섰다.
이씨가 사유지를 내세워 출입을 막으면서 20여년 이상 주민들의 농로로 이용되던 부지가 3개월 가까이 쓸 수 없게 된 것은 물론 등산객들조차 우회가 불가피해지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씨 역시 S환경의 인근 부지 복토작업 허가와 공사 등으로 토지 훼손 등에 반발해 실력행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데다 시가 S환경의 공사 인·허가는 물론 등산로 5코스 조성 당시에도 아무런 동의조차 얻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또 시는 수십년간 농로로 이용했다는 이유를 내세워 해당 부지 토지주 확인조차 생략했다가 이씨가 반발하면서 지난달 복토 작업까지 뒤늦게 진행하는 등 행정력에 의문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더욱이 집중호우가 몰아친 이번 장마로 토사가 농약과 함께 유출돼 인근 농지를 덮쳐 옥수수와 고추 등 농작물이 모두 훼손돼 애꿎은 주민들만 피해와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다.
주민 양모(52)씨는 “수십년간 이용하던 등산로를 하루 아침에 뺏겨 버린데다 장마속에 토사가 밭을 덮쳐 농사마저 망쳤다”며 “잇따른 주민피해에도 시나 관련자들은 서로가 남탓만 하면서 애꿎은 주민과 시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토지주 이씨는 “공사 허가는 물론 등산로를 조성할 때 한마디 협의조차 없었던 시의 태도에 황당하다”며 “주민들 불만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시의 막무가내 행정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어 어쩔수 없이 벌어진 일인만큼 시가 조속히 해결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칠보산 인근 해당 부지는 수십 년간 농로로 쓰였기 때문에 등산로로 조성한 것”이라면서 “현재 토지주와 원만히 협의를 진행 중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