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석 여주군수가 군의회를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임시회가 파행하는 등 마찰을 빚자 자칫 반쪽짜리 여주시가 출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21일 군의원들에 따르면 지난 15일 점동중·고등학교 총동문 체육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김 군수에게 “시가 되면 조직도 개편되고 이에 따른 승진자도 많으니 이번 인사 때 의회 사무과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배려해 달라”고 건의했다.
그러자 김 군수는 “의회 사무과는 편안한 자리가 아니냐, 직원들이 하는 일이 뭐가 있느냐”며 의원들과 의회 사무과 직원들을 무시하는 발언을 한 게 발단이 됐다.
이에 발끈한 의원들이 다음달 23일 시 출범을 앞두고 처리해야 할 안건을 심의·의결하기 위한 임시회 개회를 보류키로 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군의회는 지난 16일 의원 회동을 갖고 “군수의 발언은 의회와 의원, 직원들을 무시한 처사로 그동안 집행부와 상생의 정치를 하려고 부단히 노력해 왔는데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집행부에서 임시회를 요구하면 보이콧 하자”고 의원들 간 합의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김 군수의 부적절한 발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지난 19일 정상균 부군수와 이세채 기획감사실장, 고제경 자치행정과장은 군의회를 방문해 김규창 의장을 면담하고 인사 문제에 대해 해명했으나 군의회의 입장만 확인한 자리가 됐다.
김 군수의 부적절한 발언을 접한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도 있는데, 가끔 거침없는 군수의 말에 황당할 때도 있다. 의회 사무과 직원들도 같은 자식인 것을 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현재 여주시 출범까지 3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김 군수는 의회에 임시회 소집 요구조차 하지 않고 있는데다 지난 19일 의회에 제출한 218건의 조례안 중 ‘여주시 행정기구 개편 및 정원조례(안)’은 안전행정부로부터 승인조차 받지 않은 안건이어서 파행이 거듭되고 있다.
한편, 군의회는 내부적으로 23일 또는 26일부터 7~10일간 임시회를 운영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