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날을 하루 앞둔 1일 수원시 고등동에서 폐지를 줍던 김모(68) 할머니가 밝힌 속내다.
김 할머니는 올해로 3년째 유모차를 끌고 동네를 돌며 폐지와 재활용품을 수거하고 있다.
하루 종일 동네를 돌며 박스와 캔, 페트병 등을 수집해도 벌이는 변변치 않은데다 공치는 날이 대다수다.
이날도 김 할머니가 수거한 박스 2개와 폐품은 단돈 1천원도 안 되는 수준. 그나마 수거 자체를 못하는 비 오는 날에 비해선 사정은 난 편이다.
김 할머니는 “일거리가 없으니까 이거라도 해서 먹고 살아야지 다른 할 일이 없다”며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도 폐지를 수거하면서 우리의 자리는 더욱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근처 놀이터에 들어서자 김 할머니와 마찬가지로 폐지를 줍다 쉬러온 노인 4명이 앉아 있었다. 이들 역시 집에만 있기보다는 소일거리라도 하러 나온 것.
김 할머니를 포함해 주변에 있던 노인들은 가족 없이 홀로지내는 독거노인이었다. 이들 대다수는 가족이 있음에도 홀로 살면서 하루 일거리를 찾아 온 동네를 돌아 나니는 실정이다.
김 할머니는 “동네 노인 대다수가 가족에 폐 끼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아직 일 할 수 있는 노인도 있지만 우리의 자리는 전혀 없다”고 털어놨다.
현재 도에는 인구 1천219만여명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17만여명으로 10%에 이른다. 이중 김 할머니와 같은 독거노인이 20%를 넘는 25만여명으로 파악된다. 노인 5명당 1명꼴로 홀로 사는 셈이다.
더욱이 지난 2005년 인구조사에서 확인된 도내 65세 이상 인구 75만여명에 비해 올해는 56% 증가한 실정으로 앞으로도 독거노인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도는 올해 안에 독거노인을 위한 공동 생활공간 ‘카네이션 하우스’ 6곳을 열고, 내년에는 31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독거노인에 대한 체계적인 데이터를 구축해 노인 개개인에 맞는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라며 “카네이션 하우스에선 단순 공동생활을 넘어 소득을 창출하는 소일거리를 제공하고 찾아오는 노인들이 보람을 느끼도록 보살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