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원과 아파트 단지 등의 어린이 놀이터가 과거에 비해 까다로워진 안전 조건과 다양한 놀이 시설을 갖췄지만 정작 주 이용계층인 아이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이 놀이터 한 곳 설치를 위해 최소 수천만원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대다수 아이들이 방과 후 학원 등으로 향하면서 제 기능을 잃어 효용성 논란마저 일고 있다.
2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시가 관리하고 있는 놀이터는 일부 어린이공원에 설치된 놀이터와 아파트로 부터 관리권을 인계받은 곳까지 합쳐 173곳이다.
지난 2008년 ‘어린이놀이시설 안전 관리법’ 시행으로 2015년까지 모든 어린이 놀이시설은 안전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과거 철·목재로 이뤄지던 시설이 최근에는 PE(폴리에틸렌-플라스틱류) 재질로 설치돼 안전성도 강화되는 추세다.
그러나 주 이용계층인 초등학생들이 방과 후 학원, 태권도 도장, PC방 등으로 몰리면서 정작 다양한 시설을 갖췄지만 아이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놀이터 한 곳의 조성을 위해 최소 2천만원 상당에서부터 고급 목재 이용 시설의 경우 수천만원의 예산이 필요한 상태여서 기능 상실 우려와 함께 예산 낭비 논란마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이날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하교를 마친 오후 1시쯤 초등학교 2곳과 인접한 수원 권선동의 한 놀이터를 찾았지만 이용하는 아이는 단 한명도 없이 썰렁한 상태였다.
학부모 김모(35·여)씨는 “내 자녀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학교가 끝나면 집이든 학원으로 가기 때문에 옛날 세대에 비해 놀이터의 기능은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며 “놀이시설도 많이 좋아졌지만 정작 얘들이 PC에 몰리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놀이터가 많은 수로 증가했기 때문에 이용하는 아이들이 적어 보이는 것”이라며 “여름철의 경우 하루에도 수십통에 민원전화가 걸려올 만큼 아직까지 이용하는 아이들이 많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