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의 처형에도 불구하고 부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와 최측근인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 등 ‘장성택 사람들’의 건재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숙청 정국이 일단 고비를 넘기고 내부 추스르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2주기를 앞두고 이달 12일과 13일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차례로 열린 영화감상회와 재중 항일혁명 투사들의 회고모임에 지재룡 대사가 대사관 관계자들과 함께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장성택 숙청 국면에서 본국 강제소환 가능성이 제기됐던 지 대사가 장성택 처형 후에도 평소와 다름 없이 대사직을 수행 중인 사실이 북한 매체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앞서 김경희 당 비서는 지난 13일 사망한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 국가장의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건재함을 시사했다.
김 당 비서의 이름은 조선중앙통신이 14일 공개한 장의위원 명단에 여섯 번째로 올랐다.
장성택이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처형되면서 부인인 김 당 비서의 위상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됐지만, 정치적으로 과거의 직책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최근 망명설이 나온 로두철 내각 부총리뿐 아니라 장성택과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진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와 리영수 당 근로단체부장, 김양건 당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도 장의위원에 포함됐다.
한편 청와대는 휴일인 15일 비상근무태세를 유지하며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처형 사태 이후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미국 등 주변국과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의 동향 관련 정보나 분석을 교환하면서 공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김장수 청와대 안보실장은 안보관련 부처와 유기적 체제를 유지하면서 실시간으로 취합된 정보와 보고를 종합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수시로 보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