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을 훔쳐 달아나는 남성 2명을 쫓던 경찰이 실탄까지 사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눈앞에서 놓쳐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10시 50분쯤 용인 원삼면 문촌리 길거리에서 러시아계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5t 트럭에서 기름을 훔치다가 차주 이모(35)씨가 이를 목격,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이동파출소 소속 이모(57) 경위와 박모(36) 경사는 이들의 도주로를 역으로 추적해 범행 현장과 12km 떨어진 이동면 천리의 한 마트 앞에서 이들과 맞닥뜨렸다.
경찰과 대치한 절도범들은 차에서 내리라는 지시에 불응, 1명은 차에서 내려 도주하고 다른 1명은 차량을 탄 채 달아났다.
인근 주택가로 도망가던 절도범은 막다른 골목에 몰리자 추격하던 박 경사에 돌을 던지며 반항했고 결국 몸싸움이 벌어졌다.
거세게 반항하는 용의자에 박 경사는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했지만 제압하지 못했고, 용의자는 또 다시 달아났다.
결국 200m 가량 이어진 추격전 끝에 서로 뒤엉켜 5m 하천 아래로 함께 떨어졌고, 용의자는 박 경사의 목을 조르고 거칠게 반항했다.
이 과정에서 박 경사는 삼단봉을 사용해 용의자 검거를 시도했으나 용의자는 머리 부분을 맞았으나 결국 도주했다.
박 경사는 추락하며 용의자에 깔려 허리와 목 부분에 큰 부상을 입은채 치료 중인 상태다.
결국 경찰은 권총과 3단봉까지 사용하고도 달아나는 용의자를 붙잡는데 실패해 검거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차량을 탄 채 달아났던 용의자 것으로 보이는 렉스턴 차량은 사건 발생 3시간여 뒤인 16일 오전 2시 41분 2.7㎞가량 떨어진 골프장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용의자 중 1명을 키 185cm, 몸무게 100㎏의 40대 러시아계 남성으로 특정하고 탐문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돌을 들고 강하게 반항하는 과정에서 사격이 이뤄진 것”이라며 “어두워 시야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태호·김지호기자 kjh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