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시장의 리턴매치가 예상되고 있는 안양은 지방선거 결과로 전국적인 선거 판세를 가늠할 수 있는 곳이다. 호남과 영남, 충청 출신별로 골고루 분포된 인구 비율과 사회학적 구성 비율이 전국 평균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상 안양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선거 당시 이슈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졌다.
오는 6·4 지방선거는 새누리당 이필운 전 시장과 민주당 최대호 현 시장이 재선 의사를 밝힌 가운데 새정치연합의 무공천 발표로 판세 분석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매번 지방선거 때 거론되는 안대종 중화한방병원장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인 손영태 전 위원장은 출마한다는 소문만 파다하다.
2007년 보궐선거에서는 이필운 전 시장이 7만9천여표 차이로 여유 있게 당선됐지만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도전자였던 최대호 시장이 1만1천여표 차이로 당선되면서 설욕에 성공했다.
변수로 거론되던 새정치연합은 최근 6·4지방선거에서 기초선거에 대해서는 공천하지 않겠다고 밝혀 사실상 이필운 전 시장과 최대호 현 시장의 일대일 대결로 굳어졌다.
새누리당은 이번 지방선거에 이필운(59) 전 시장을 후보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최 시장에게 고배를 마셨지만 그동안 닦아온 조직력이면 충분하다고 판단해 새누리당 공천을 확신하고 있다.
일찌감치 출마의사를 밝힌 이 전 시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청와대, 국무총리실, 중앙부처, 경기도, 일선 시·군을 두루 거쳐 행정 경험이 풍부한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안양 출신으로 안양초, 서울 양정중·고,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아메리칸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를 받았으며 2004년 안양 부시장을 역임했다. 또 2007년 보궐선거를 통해 시장에 당선됐다.
이 전 시장은 무한경쟁 시대에 부응해 학술, 문화, 경제, 정치 등 각 방면의 안양 인재 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세원 창출과 유망 중소기업 유치를 통해 안양시를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진행된 ‘이필운의 안양이야기’ 출판기념회에서 저서를 소개하며 “고향인 안양의 구석구석에 추억과 이야기가 있다. 저를 키워준 안양을 되살려야 한다는 애절함이 있다”며 “고향에 대한 추억과 애정, 안양을 위한 꿈과 희망으로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안양시를 만들어 나가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안양 사람만이 안양시장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지난 24일 안양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양시장 출마를 선언해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민주당에서는 최대호(56) 시장이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워 재선 도전의사를 그동안 꾸준히 밝혀왔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관료 출신의 현직 시장을 누르고 당선된 최 시장은 FC안양 시민구단 창단, 국철 지하화 추진 등 행정의 틀에서 벗어난 시정 운영으로 시민들의 관심을 받는 등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사업을 했던 경험과 능력으로 안양시의 재정자립도와 순가계 부채비율을 우량하게 만들고, 안양의 도시정체성을 효율로 바꾼 시정운영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최 시장은 지난 18일 열린 출판기념회 저서 ‘안양하세요’를 통해 재선 기반을 확고히 다졌다.
그는 저서에서 시장 당선 이후 지금까지 기록한 시정일지와 시민들과 울고 웃으며 이뤄낸 안양의 이야기 등을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시정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현안과 문제점 등에 대한 고민, 갈등 극복 방안과 앞으로 시 발전방향에 대해 진솔한 내용을 밝혔다.
일자리 창출과 교육환경 조성, 스마트콘텐츠 산업의 메카도시 구축 등을 통해 역동적인 안양을 만든 숨은 이야기가 책 속에 들어 있다.
특히 최 시장은 “가감 없이 솔직하게 적은 시정일지와 꾸밈없이 보고 느낀 우리 시민들의 애환, 그리고 한 개인으로서의 삶의 진실을 작은 책 한 권에 담았다”며 “이번 출판기념회가 안양의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함께 사는 기쁨과 정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각 지역 향우협의회, 체육단체 등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 3천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해 축제 분위기 속에 성황리에 치러졌다.
새정치연합의 안양시장 후보 공천 여부는 창당이 되는 3월쯤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였으나 24일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6·4지방선거에서 기초선거에 대해서는 공천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사실상 안양시장 선거는 전·현직 시장간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안양=이동훈기자 Lee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