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를 70여일 앞두고 공공기관들이 민원 폭주에 시달리는가 하면 각종 요구를 담은 집회와 시위가 도내 곳곳에서 봇물처럼 넘쳐나면서 시민들은 물론 선거 예비 후보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이해관계를 앞세워 각 후보 진영의 입장을 강요하거나 시청 등 공공청사 무단 점거 등의 단체 행동도 서슴지 않으면서 공직사회는 물론 경찰도 비상이 걸린 실정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26일 도내 지자체와 예비후보 등에 따르면 지방선거가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도지사와 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과 광역·기초의회 의원 등에 도전하는 예비 후보자들이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조기 과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분주한 정치권 못지않게 이달 들어 공공기관 민원 접수량이 급증하고, 각종 요구를 담은 단체 등의 집회와 시위까지 눈에 띄게 많아지면서 시청사 등은 물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역과 광장 등이 몸살을 앓고 있는 상태다.
실제 각 시의 민원게시판 확인결과 수원시는 지난 1월과 2월 30~40건 안팎의 민원신청이 이달 20일까지 60여건으로 두 배 가까이 대폭 늘었고, 용인시는 이달에만 무려 200여건의 민원이 접수된 데다 방문이나 전화민원 등을 포함하면 1천여 건이 넘는 민원이 쏟아지면서 공직자들이 업무 과중을 하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난달 말까지 하루 평균 2~3건에 불과했던 집회신고 역시 이달 들어 3배 이상 급증한데다 1인 시위, 각종 집회와 게릴라 시위 등은 신고가 불필요한 것을 감안하면 유동인구가 많은 수원역과 광장, 공원 등이 ‘민원전시장’으로 전락해 시민들이 극심한 불편을 겪는등 몸살을 앓고 있는 상태다.
더욱이 민원과 집회·시위가 넘쳐나는 것과 함께 일부에서는 선거를 앞둔 예비후보들의 입장을 강요해 물의를 빚는가 하면 시청사 점거 등의 단체행동마저 서슴치 않으면서 민원인은 물론 업무 중인 공무원들마저 불편을 호소하는 등 선의의 피해자들마저 생겨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민 전모(48·수원시)씨는 “시청 주변이 현수막으로 도배되고, 각종 집회가 넘쳐나는 것을 보면 선거철이 된 것 같기는 하다”면서 “사정이야 다들 있겠지만 막무가내 억지주장도 많은 것 같아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진다”고 꼬집었다.
한 공직자는 “집회가 열리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지만, 선거철이면 으레 그렇고 빨리 6월 4일이 지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며 “자신의 요구와 주장을 내세우는 만큼 침묵하는 다수의 입장도 헤아려주었으면 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지자체장 출마를 선언한 한 예비후보 측 관계자는 “민원과 집회·시위가 급증한 것은 그만큼 만족스럽지 못한 일들이 많다는 방증이거나 어려움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이해관계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거나 관련 없는 시민 불편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훈·김지호기자 kjh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