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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부부의 ‘숭고한 희생’

세월호서 4년 동안 사랑 키워온 故 김기웅-정현선 씨
탑승객 구하고 하늘나라로…부평승화원 봉안당 안치

 

세월호에서 4년간 사랑을 키워온 한 연인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군 제대 후 용돈을 벌기 위해 세월호에서 불꽃놀이 아르바이트를 했던 고 김기웅(28)씨는 승무원 고 정현선(28·여)씨를 만나 사랑을 키워왔다.

그러나 이들은 오는 9월 결혼을 앞두고 지난 17일 탑승객들을 구조하러 선내로 들어갔다가 같은날 함께 세상을 떠났다.

지난 19일 정씨 빈소에 조문을 온 탑승객들이 당시 상황을 전했다.

빈소에서 당시 상황을 증언한 구조 탑승객 A씨는 정씨의 모친을 붙들고 오열하면서 “정씨와 김씨는 당시 탑승객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배 밖으로 소리치며 나가라고 떠민 후, 다른 탑승객들을 구하러 다시 배안으로 들어갔다가 이런 참변을 당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비통해했다.

정씨를 기억하는 직장동료는 “정씨는 10년간 선상에서 일해 온 배테랑 직원으로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현장에서 탈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며 “평소 정씨는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며 책임감이 강하고 마음이 따뜻해 작은 사고에서도 어린이와 노약자에게 모포를 나눠주는 등 마음을 쓰는 모범 직원”이라고 했다.

정씨의 언니는 “배가 집이나 다름없는 정씨의 모든 유품이 물에 잠겨 그녀를 기릴 수 있는 물품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으며, 김씨의 어머니는 “아들과 현선이가 한꺼번에 세상을 떠난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오열했다.

인천대 4학년생인 김씨는 이번 가을학기에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진도에서 김씨의 시신을 거둬온 친구 강얼(28)씨는 “활달한 성격의 기웅이가 졸업을 앞두고 진로 걱정을 하면서도 결혼 자금을 모으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더 열심히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현재 두 고인은 올 가을 결혼할 예정이었던 점을 감안해 이승에서 못이룬 사랑을 저승에서나마 같이 있을 수 있도록 부평승화원 봉안당에 나란히 안치됐다.

/박창우·김종국기자 p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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