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안산시 단원고 2학년 학생 유가족들이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제 도입 등을 위한 서명운동에 나섰다.
유가족들은 지난 5일 오전 9시부터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 입구에서 ‘저희 아이들을 보러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호소문을 나눠주고, 출구에는 서명대를 설치, 조문객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고 있다.
유가족들의 눈물 어린 호소에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대거 서명에 동참하면서 6일 오전 현재 서명자 수는 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를 조기 수습하고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특별검사제와 청문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사고 첫날부터 구조할 수 있음에도 안 하고 회의와 브리핑만 하고 사진만 찍어 댄 정부를 더는 믿을 수 없다”면서 “아이들이 하늘에서나마 다 같이 활짝 웃을 수 있도록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사고 현장에 도착한 부모들은 두 눈 뜨고 보고 보았지만 (정부는)아무것 안 했다. 내 가족을 위해 일하러 나가고 꼬박꼬박 세금 내고 정부를 믿고 있던 저희는 무력한 시민이었다”고 자책한 뒤, “사고로 아이를 잃고 경황이 없는 중에 정부는 ‘전국민장례축제’처럼 전국 곳곳에 분향소를 설치해 놓고 생색만 내고 있다”며 “마치 엄청난 사기극을 보는 것 같아 자식 잃은 슬픔만 더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정부는 사고수습은 뒷전인 채 졸지에 유족이 된 저희에게 심리지원이니 생활안정대책이니 언론에 유포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잡으려 하고 있다”며 “‘가만 있으라’는 방송에 천진하게 ‘네’라고 대답하며 오히려 선생님을 걱정했던 내 새끼들의 동영상을 보면서 피가 거꾸로 솟는 고통을 느끼고 있는 저희에게 자식 잃은 슬픔을 더해주고 있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유가족들은 당분간 조문객들을 상대로 서명을 받은 뒤 국회 등 관계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다./안산=김준호기자 j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