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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하느님이 보낸 간첩

 

하느님이 보낸 간첩

                           /박광배

요 근래

추운 줄도 더운 줄도 모르고 살았다.



대뜸 화장실 문을 열고

똥 누는 마누라 주댕이에

쪽 하니 입을 맞추자

한마디가 날아온다.



“미친눔.”



그러자 건넌방

막 사춘기에 접어든 딸년이

한마디 한다.



“아침부터 욕먹고 싶나.”



나는 하느님이 무심코 던진 짱돌이란 걸

요새 알았다.

-박광배 시집 <나는 둥그런 게 좋다/시인학교 2013>

 



 

짱돌은 짱돌을 알 수가 없는 법이다. 그런데 짱돌이 스스로를 알아버렸다. 삼십년이다. 불도 뚫고 왔다. 바위도 깨부수고 왔다. 지긋지긋한 세월을 정면으로 살아왔다. 쇠를 씹어 삼켜도 보았다. 골계미가 빛나는 시집이다. 새로 이사한 넓은 집에서 시인이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김수영이 살아서 보았다면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듯이,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되돌렸지 않았을까. 큰일 났다. 짱돌이 짱돌을 알아버렸으니. /조길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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