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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 산책]웃는 얼굴

 

 

 

웃는 얼굴

                                                   /강인한
 
변기가 살아 있다, 이 밤에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서

변기 저 혼자 클클클 웃는 소리,



부글부글 용암이 솟구치듯 이따금씩

내 머릿속을 헤집고 나와

불쑥 내지르는 주먹.



휩쓸어 끌어들이는 소용돌이 물살 속에

너도 들어오라고

클클클 기분 나쁘게 웃는 소리.

- 강인한 시집 『강변북로』(시로여는세상, 2012)

 



 

가끔 화가 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불편한 장면이나 이해가 되지 않는 사실들,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 어떤 것들에 대해서 말이지요. 변기가 비웃듯이 기분 나쁘게 웃는 소리를 읽으면서 세상에 소리치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그러면 조금 속이 나아질 것 같아요. 마치 볼 일을 다 보고 변기의 물을 내리는 것처럼요. 사는 것이 팍팍한 오늘입니다. 기죽어 사는 일이 일상이 돼버릴 수도 있겠지요. 그래도 가끔 팽팽하게 살아봐요. 비웃는 웃음이 많아도 불쑥 한 번 주먹을 던져요. 시를 오래 쓴 아름다운 시인이 이야기하잖아요. 명쾌하게./유현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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