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인천 복선전철 공사를 진행하는 시공사가 아무런 통보도 없이 토지주를 찾아가 공사 허가를 요구한 것이 전해져 말썽을 빚고 있다.
4일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경남기업 등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착공된 수원~인천 복선전철(수인선) 제1공구 수원~고색 2.02㎞ 구간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84%의 공정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지상으로 계획됐다가 지하화로 결정돼 올해 착공되는 제2공구 고색~어천 6.4㎞ 구간과 현재 50% 가까운 공정률을 보이는 제3공구 어천~한대앞 11.5㎞ 구간까지 완공되면 수인선 수원~한대앞 19.9km 구간은 2017년 12월쯤 개통될 예정이다.
하지만 제1공구 작업이 수원시 평동 내 사유지 10여 필지 한가운데를 관통, 지하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나 토지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이달 초부터 토지 소유주들과 시공사 간 말썽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시공사 경남기업 관계자들이 지하공사가 이뤄지는 토지 소유자에게 수시로 휴대전화 연락을 하는가 하면 막무가내로 집까지 찾아가 공사 승낙을 요구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잇따르는 실정이다.
또 시공사와 철도시설공단 측이 구체적인 보상금도 내놓지 못한 채 공사 허가와 함께 토지보상을 막무가내로 요구하는 탓에 아직 공사를 수락하지 않은 주민은 물론 이미 공사를 허락한 토지 소유주도 불평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토지 소유주 A씨는 “시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보상금을 제시한다면 공사에 협조할 의향은 충분하다”며 “하지만 막무가내로 공사를 요구하는 모습이 꼴불견”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시공사 경남기업 관계자는 “토지보상 업무를 진행하는 것은 철도시설공단으로, 경남기업은 공사 승낙을 받고자 찾아간 것”이라며 “현재는 주민들의 허락을 받지 못해 지난달 23일부터 공사를 중지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보상 과정에서 다소 문제가 발생했지만 토지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진행하겠다”며 “애초 지상 작업도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지하로 결정했고, 조만간 문제없이 처리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지호기자 kjh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