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축구 사상 첫 원정 8강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러시아와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승점 1점을 챙기는 데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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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18일 브라질 쿠이아바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23분 이근호의 행운의 선제골로 앞서가다 6분 만에 알렉산더 케르자코프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러시아와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이날 알제리에 2-1로 역전승을 거둔 벨기에(승점 3점)에 이어 러시아와 공동 2위에 올랐다.
전반 34분 구자철이 상대 미드필드 중앙에서 날린 왼발 중거리슛이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돼 골문 오른쪽을 살짝 비켜가며 결정적인 득점기회를 놓친 한국은 전반을 0-0으로 마친 뒤 후반 11분 박주영 대신 이근호를 투입하며 공격의 변화를 줬다.
러시아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던 한국은 후반 23분 이근호가 상대 미드필드 중앙에서 가볍게 볼을 몰고 가다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슛한 것을 러시아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예프가 놓치면서 행운의 선제골을 뽑아냈다.
기쁨도 잠시, 선제골을 뽑아낸 지 6분 만인 후반 29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케르자코프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은 후반 막판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러시아의 파상공세를 받았지만 더 이상 골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 했다.
한국이 러시아와 비기면서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알제리와의 승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상 첫 원정 8강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16강 진출이 선행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승점 4점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벨기에가 H조 최강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한국이 승점 4점 이상을 챙기기 위해서는 알제리와 2차전에서 무조건 승점 3점이 필요하다.
한국은 러시아 전 못지않게 알제리를 요리할 전략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명보 감독도 “알제리와의 2차전을 대비하는 데 시간은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벨기에와 1차전 때 1-0으로 앞서가다 후반 2골을 내주며 역전패한 알제리고 벼랑 끝에 몰린 만큼 한국전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여 쉽게 승점 3점을 내줄 지는 미지수다.
알제리가 벨기에 전에서 선제골을 기록한 뒤 굳히기를 시도하면서 공격 전술을 많이 드러내지 않은 것도 한국으로선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난타전이 예상되는 한국과 알제리의 경기는 어느 쪽이 골 결정력을 높이고 실수를 줄이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한국과 알제리의 H조 조별리그 2차전은 23일 오전 4시 포르투 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주경기장에서 열린다./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