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변에 설치돼 일선 경찰들의 쉼터 역할을 하는 교통센터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제 기능을 상실한 채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데다가 인도 위에 설치된 경우에는 보행자에게 불편을 주기까지 하고 있다.
26일 경기경찰청 등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는 건축물 형태의 교통센터 28개가 설치됐으며 올해 개당 1천만원 상당의 소형 교통센터 11개가 추가로 마련됐다.
이 같은 교통센터는 일일 평균 차량 통행량이 10만대 이상이거나 법규 위반이 많이 발생하는 도로 인근 등에 설치되며 상주 경찰이 긴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출동을 하거나 인근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의 휴식공간으로 주로 이용된다.
그러나 주요 도로변에 설치된 교통센터 중 상당수에는 평상시 상주 근무자가 없어 긴급 출동이나 교통정보 제공과 같은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채 사실상 빈 공간으로 방치되고 있다.
또 일부 교통센터는 인도 위 좁은 통행로에 설치되는 등 설치 공간의 기존 목적을 무시하고 있어 주민들의 통행 불편을 야기하거나 인근 상가를 떡하니 가로막아 영업에 지장을 주기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수원 팔달구 교동사거리에 설치된 교통센터는 아무런 안내문구도 없이 검은 코팅처리가 된 상태로 문까지 잠겨있어 보행자들의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으며 내부에는 의자 3개와 책상 1개만 덩그러니 센터를 지키고 있었다.
또 인근 창룡문사거리에 올해 설치된 교통센터는 가뜩이나 주변 영업장의 영향으로 좁은 통행로에 설치돼 보행자를 방해하고 있으며 이곳 역시 내부를 볼 수 없어 막상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은 경찰이 있는 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태다.
시민 김모(41·수원 우만동)씨는 “차량 통행을 원활하게 하는 목적으로 설치한 것은 이해하겠지만, 평소 아무런 기능도 없이 방치된 모습을 보면 없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올해 설치된 교통센터는 아직 정식 운영에 나선 것은 아니고 준비 단계다”며 “추후 경찰력을 배치해 운영할 계획이고,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차량 흐름이 더욱 원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지호기자 kjh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