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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생산부터 체험·관광 결합… 축산농가 새 돌파구 열다

 

 

젖소 사육·유가공에 체험·휴양 서비스 결합 ‘6차 산업’ 변신

연천 6개 목장주 합심, 체험형 목장 조성… 작년 마을기업 선정

유제품 생산 시설 확충, 치즈·요구르트 ‘신선함’으로 차별화

年 5천여명 목장 체험… 올해 안전시설·프로그램 강화 박차


경기신문 연중기획-사회적 경제기업 탐방

애심뜰 영농조합법인

경영악화에 시달리던 축산업이 6차 산업으로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젖소를 키우고 우유 등을 생산하는 1차 산업에 그치지 않고 유제품을 가공하는 2차 산업에 체험과 관광 등 3차 산업까지 결합된 이른바 6차 산업이 축산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DMZ(비무장지대) 인근 접경지대인 연천에서 체험형 목장을 운영하는 ‘애심뜰영농협동조합법인’(대표 최철·연천군 연천읍 와초리 1-36)은 인근 6명의 목장주가 힘을 합쳐 연천 최초의 낙농체험목장으로 거듭난 마을기업이다.

천연 환경에서 갓 짜낸 젖으로 치즈와 요구르트를 만들고 소에게 먹이를 주는 색다른 체험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있는 애심뜰영농협동조합을 찾았다.

◆구제역 등으로 지친 농심, 체험형 목장으로 돌파

지난달 24일 오후 연천 보개산과 차탄천이 흐르는 청정지역에 위치한 한 목장.

잔디밭에 모인 아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둥근 축구공 모양의 ‘아이스크림 메이킹 볼’을 신이 나게 돌린다. 그러기를 10여 분.

아이들이 장난을 잠시 멈추고 ‘아이스크림 메이킹 볼’ 상단의 조그마한 뚜껑을 열자 우유향이 가득한 하얀 아이스크림 만들어진다.
 

 

 

 


‘와’ 하고 신이 난 아이들의 함성이 이어진다.

‘아이스크림 메이킹 볼’은 얼음, 유유 등을 넣어 아이들이 쉽게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장치다.

이곳은 와초리 인근 6개 목장주가 모여 만든 애심뜰영농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애심농장으로 젖소를 직접 만지고 치즈, 아이스크림 등을 만들고 체험 할 수 있는 체험형 목장으로 거듭났다.

“구제역 등으로 힘들고 지친 목장주들이 대기업에 공급하고 남는 우유를 활용해 보자는 차원해서 시작한 사업이 이제 삶의 활력이 되고 있습니다”

애심뜰 영농협동조합을 이끌고 있는 최철 대표는 6차 사업인 체험형 농장의 시작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1993년 결혼과 동시에 낙농업계에 뛰어들었다. 30년 이상 낙농업을 하시던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은 것이다. 고향에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소를 키우고 젖을 짜는 고된 하루가 젊은 부부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던 그에게 독일과 네덜란드 등 두 곳의 유럽 연수 기회는 선진 낙농인으로 거듭나는 전환점이 됐다.
 

 

 


“여러 나라에서 선진 낙농업 기술을 살펴보게 되니 이제 우리나라 낙농업도 생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인 체험학습과 휴양의 길 등 6차 산업으로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죠”

그는 해외 연수 후에도 젊은 농업인 CEO 교육 등을 통해 체험형 농장 개장을 위한 내실을 다졌고 지난 2008년 체험형 목장의 문을 열게 된다.

◆마을기업 선정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애심목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하는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기업의 육성책이 본격 실행되면서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았다. 지난해 마을기업 선정됐고 내친김에 우유 가공품에 대한 생산과 상품화·유통까지 할 요량으로 ‘애심뜰영농협동조합’도 설립했다.

애심농장은 마을기업 1차 사업에 따른 정부 지원금을 통해 지난해 치즈와 요구르트 등 유제품에 대한 시설 확충을 마무리했다.

“유제품 생산을 위한 반자동화 시설 확충으로 하루 2~300병이 생산되는 요구르트 제품 규모가 이제는 600~1천병으로 늘었죠. 생산 라인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으니 올해에는 아이들이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과 프로그램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겁니다.”

그는 마을기업 2년차 접어든 올해에는 아이들을 위한 안전시설과 편의, 체험 프로그램 등을 한 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애심농장 방문 인원은 연 5천여명. 연천지역에 유일한 체험형 농장인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교보생명과 대산농촌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일정 규모의 인원이 매년 애심목장을 찾는 ‘가족사랑 목장체험’이 3년 째 진행 중이며 연천군과 연천농업기술센터에서도 농촌 체험 과정 등을 통해 매년 이곳을 찾는 방문객 규모를 늘리고 있다.

애심농장에서 만드는 유제품의 차별화 포인트는 신선함이다. 이곳에서 직접 만드는 신선 치즈는 목장에서 직접 짠 우유를 재료로 제조하며 유통기간이 20~30일에 불과할 정도로 짧아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숙성치즈와는 차별화된다.

신선치즈 제작 방법은 우유에 ‘렌넷’(소나 양의 위에 들어있는 효소)을 넣어 우유 속의 단백질을 응고시켜 덩어리를 만들고 이 덩어리를 가공해 숙성시키면 완성된다./홍성민기자 hsm@

/사진=오승현기자 osh@
 

 

 


착한 기업, 이것만은 우리가 최고

당은 줄이고 유산균은 기준치 7배 높여

애심목장 플레인 요구르트


◇생우유로 만든 ‘애심목장 플레인 요구르트’

- 기준치 유산균 수 보다 7배 많은 유산균 함유

- 맛보다 기능과 건강을 위한 요구르트

◇개발 후기

친환경인증을 받은 우유로 당일 제조한 제품이다.

특히 매달 유산균 함유량을 검사한다. 요구르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산균이 1mm당 얼마나 들어있느냐다. 우리 제품은 유산균 함유량이 기준치 보다 7배 이상 높다.

본 제품을 개발할 초기 당시 당분 참가를 최소화해 건강에 좋은 무가당 제품 출시를 원칙으로 삼았다.

하지만 초기 제품은 단맛이 적어 소비자들이 설탕을 추가로 넣어 드시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요구르트는 발효 과정에서 신맛이 발생한다. 그 신맛을 가리는 것이 당분이다. 일반적으로 시중 제품은 8~14%의 당분이 첨가된다.

애심뜰은 신맛을 잡을 수 있는 최소한의 당 함유량을 파악하기 위해 수백 번 측정했고, 그 결과 최소값이 4%라는 답을 얻어 본 제품이 탄생했다.


 

 

 


“주변 낙농가 지지 든든… 3대가 가업 잇는 목장 만들고 싶어”

최 철 대표

올해 HACCP 획득 준비

가장 어려운 점 ‘판로개척’

고정적 수요처 확보 과제


“3대로 이어가는 전통 있는 목장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연천 애심뜰 영농조합법인의 최철(47) 대표는 “치즈와 요구르트, 낙농을 테마로 구성된 애심목장을 한 층 더 발전시키고 싶다”라며 “대학에서 낙동업을 공부하고 있는 큰 아들과 함께 3대가 가업을 잇는 목장으로 키우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인근 지역 낙동가들의 인적 교류를 통해 결성된 애심뜰영농조합은 1차 산업을 튼튼하게 받쳐주고 있다”라며 “어느 산업도 1차 산업에서 제대로 된 생산물을 만들지 못하면 가공과 서비스까지 할 수 없듯이 주변 낙농가의 적극적인 지지가 조합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올해의 사업 목표는.

위해요소 중점 관리 기준인 ‘해썹’(HACCP) 인증 획득을 준비 중이다. 올해 애심뜰 영농조합법인은 건국대 수의과 연구실로부터 목장 해썹 인증 간소화 연구 프로젝트에 선정, 인증 획득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됐다.

여기에 유제품을 생산하는 가공시설은 이미 동선이나 생산 라인들이 해썹 인증에 대비해 설계돼 에어커튼 등 몇 가지만 보강하면 올해 안에 인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증을 받은 이후에는 생활협동조합 등을 통해 제품 공급을 타진할 계획이다.

목장 운영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판로 개척이다. 치즈와 요구르트 등을 이용해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고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지 못했다. 정부에서 6차 산업 육성을 강조하지만 판로 지원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많다. 지난해 총 6~7 차례 관련 박람회에 참가했고, 올해에도 마을기업 박람회와 체험 농축산물 박람회 등 2회에 걸쳐 수요처 확보를 위해 대외 활동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더라. 정부는 물론 박람회 측에서도 참가하는 농가와 이를 찾는 소비자, 기업 간의 매칭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과 행사가 개선됐으면 한다.

마을기업 지원 정책에 아쉬운 점은.

대부분 만족하지만 자금 집행이 좀 더 빨랐으면 한다. 6월 중순인데 2차 마을기업 선정에 대한 지원금이 이제 내려왔다. 내려온 자금을 가지고 이제 사업을 시작해 1~2개월 이후에는 성과 보고를 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홍성민기자 h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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