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고속화도로를 지나는 직행좌석형(빨간색) 광역버스의 입석금지 시행 첫날인 16일 좌석제가 대체로 잘 지켜지며 우려했던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입석 탑승을 막지 않아 평소처럼 서서 버스를 탄 채 출근길을 서두르는 시민들 모습이 정류장 곳곳에서 눈에 띄었지만 많은 승객을 입석으로 태우지는 않았다.
입석 단속은 한달가량 계도기간을 거쳐 내달 중순부터 본격 단속이 시작된다.
오전 7시 30분쯤 용인 수지 지역난방공사 정류장에서 8201번(용인수지∼신논현) 버스를 기다리던 직장인 신모(29)씨는 “이곳은 출발지라 괜찮은데 다음, 그리고 그 다음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만석이 돼 좀 기다리는 것 같았다”며 “출근시간은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남경필 도지사는 오전 8시 10분쯤 용인 수지 지역난방공사 인근 머내정류장에서 8201번 버스를 타고 46분 만에 강남역에 도착할 때까지 시민 불편사항을 직접 챙겼다.
“불편한 점이 있냐”고 승객들에게 말을 건넨 남 지사는 “서비스가 향상되면 요금도 오를텐데 시민들이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요금인상의 필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광역버스가 고속화도로에 진입하기 전 분당에서 마지막으로 경유하는 곳이라 평소에도 혼잡한 분당 이매촌한신 버스정류장.
분당∼서울역을 오가는 광역급행 M4102번(분당∼서울역) 전세버스 5대가 이곳 정류장에서 서울로 곧바로 출발하도록 추가 투입됐다.
인천에서도 별다른 혼잡없이 승객들이 출근길에 올랐다. 일부 승객은 평소보다 일찍 출근길에 나섰고 평소 이용하는 정류장보다 몇 정류장 앞쪽으로 이동해 버스를 탔다.
이날 전반적으로 큰 혼란이 없었던 것은 배차간격이 줄고 전세버스가 증차된 가운데 지자체 공무원들과 버스업체 직원들이 아침 일찍부터 정류장에 나와 탑승 실태를 관리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시민들도 평소보다 일찍 출근길을 서두르고 전철 등 대체 교통 수단을 활용, 알아서 혼잡을 피했지만 향후 관리 감독이 소홀해지면 혼잡과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속에 만석으로 버스를 타지 못하는 불편에 대비, 기점 외 주요 환승 거점의 출발지 선정 등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지호기자 kjh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