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박정택 경기과학기술진흥원장이 위약금까지 지불하며 전용차량을 교체해 빈축을 산 데(본보 7월23일자 1면) 이어 자신이 저자로 참여한 서적을 기관 비용으로 구매, 공금 유용 논란에 휩싸였다.
23일 경기과학기술진흥원 등에 따르면 경기과기원은 지난 3월 21일과 4월 15일 2차례에 걸쳐 H포럼이 발간한 ‘휴먼리더’ 서적 250권을 구매했다.
서적 구매에는 기관 운영비 500만원이 소요됐다.
과학기술인을 포함한 경영자들의 성공스토리로 구성돼 교양서적으로 구입했다는 게 이유다.
이 서적은 유관기관 및 경기과기원을 방문한 대학생 등에게 배포됐다.
하지만 서적 구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제는 이 서적 공동저자 8명에 박 원장이 포함되어서다.
서적 내용도 과학기술인과 경영자들의 성공스토리로 포장됐으나 공동저자 8명의 성장 과정과 인생 역경 등 각 개인의 전기(傳記)를 주로 다룬 자서전 격이다.
박 원장 자신의 자서전 격인 서적을 기관 운영비로 구매한 뒤 이를 홍보용으로 배포한 셈이다.
특히 박 원장은 본보 취재가 시작되자 지난 17일 서적 구매 비용 500만원을 여입(한번 지출된 세출과목에 다시 입금하는 것) 조치했다.
기관 운영비로 기념품으로 제공될 서적을 구매한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안전행정부의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은 업무 참고용 서적에 한해 일반운영비로 구매하고, 내방객 등을 위한 기념품은 업무추진비로 집행토록 규정하고 있다.
박 원장은 당초 업무 참고용이 아닌, 유관기관 배포나 기관 방문객을 위한 기념품 용도로 이 서적을 구매했다.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고양7) 의원은 “여입 조치는 박 원장 스스로 서적 구매에 잘못이 있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라며 “기관 운영비로 자서전을 구입하는 것은 공금 횡령이나 다름없다. 도가 나서 면밀히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책 내용이 과학기술인들의 성공스토리를 담아 기관 방문자 등에게 기념품으로 지급하기 좋을 듯해 구입하게 된 것”이라며 “공동 저자로 참여하다 보니 논란이 돼 여입처리 했다”고 해명했다.
/안경환기자 j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