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 훈련 고되 “남자들 軍 얘기 이해돼”
까만 ‘민낯’ 공개 걱정… 모든 걸 내려 놔
엄한 분대장에 서운해 보인 애교 ‘화제’
군대 ‘짬밥’ 쉴틈 없는 ‘폭풍 먹방’ “꿀맛”
MBC ‘진짜사나이-여군특집’
‘걸스데이’ 혜리
“하하하하하~.” 여느 걸그룹 멤버와 달리 말끝마다 참 호탕한 웃음을
터뜨린다. “얼마 전 맹승지 언니가 출연하는 뮤지컬을 보러 갔는데
제 웃음소리가 너무 커서 무대에서도 다 들렸대요. 하하하.” 걸스데이의
혜리(20)가 MBC TV ‘진짜사나이-여군특집’에서 보여준 밝은 모습은
절대 가식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는 배우 홍은희·김소연·라미란,
가수 지나, 개그우먼 맹승지, 쇼트트랙선수 박승희와 함께 출연한
여군특집에서 ‘식신 명랑 소녀’란 별명을 얻으며 안방 시청자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위장 크림을 바르고도 쌈밥을 ‘와구와구’ 먹어대는
‘먹방’을 보여주고, 훈련소를 퇴소하며 ‘터미네이터 분대장’에게
‘이이잉~’이라고 애교를 부리고, 명랑한 모습이다가도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버라이어티한 캐릭터로 눈도장을 찍었다. 방송이 나가는 날마다
혜리의 장면은 ‘화제의 1분’으로 꼽혔고 ‘혜리 앙탈’, ‘혜리 애교’,
‘혜리 먹방’이란 단어는 종일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올랐다.
21일 여군특집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최근 인터뷰한 혜리는 “이미 한 달 전 촬영을 마쳤는데 요즘도 자꾸 군대 얘길 하게 된다”며 “훈련소 1일, 부사관학교 3일 등 단 4일간 촬영했는데 누가 보면 한 2년 다녀온 줄 알겠더라. 남자들이 제대 후에도 군대 얘기하는 거 이해된다”며 웃었다.
혜리는 평소 ‘진짜사나이’를 즐겨봤지만 실제 상황이 이토록 고강도의 훈련일지는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4일간 군대 훈련의 ‘꽃’이라는 유격, 화생방, 각개전투 등을 경험하며 육체적인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그래도 방송이니까’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입소 한두 시간 만에 그런 생각이 깨졌어요. ‘진짜 장난이 아니구나’란 생각에 열심히 하자는 마음밖에 안 들었어요.”
사실 입소 전 걱정은 따로 있었다. 걸그룹 멤버로 무대에서 늘 화려한 모습만 보여주다가 ‘민낯’을 공개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가장 걱정된 게 훈련이나 기합받는 것보다 ‘민낯’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며 “피부색이 까만 편이어서 콤플렉스가 있었다. 그런데 몸무게도, ‘민낯’도 공개되니 이왕 하는 거 모든 걸 내려놓고 하게 되더라. ‘이렇게까지 했는데 뭘 못하겠느냐’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가장 힘든 훈련은 화생방, 유격보다 ‘반복해서 걷는 것’이었다고 한다.
“가장 힘든 건 계속 걷는 것이었어요. 부사관학교 입소하자마자 무거운 의류대를 메고 언덕을 계속 걸었어요. 방송에선 아주 짧게 나왔지만 8월이니 가장 더울 때잖아요. 그땐 다리가 찢어질 것 같고 어깨가 빠질 것 같았는데 정말 끝이 없더라고요. 4일 내내 본격적인 훈련 전에는 계속 뛰고 걷고, 뜀 걸음을 했는데 체력이 방전된 상태에서 뭘 하려니 체력적으로 힘들었죠. 화생방도 힘들었지만 그건 ‘찰나’란 느낌이 있거든요.”
그럼에도 혜리는 막내답게 내내 씩씩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훈련소를 떠나며 그토록 무서웠던 일명 ‘FM 마녀 소대장’과 ‘터미네이터 분대장’에게 보여준 특급 애교는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는 “평소 애교가 없어 그게 애교인지 몰랐다”며 “분대장님이 마지막까지 엄하게 하시는 게 서운했는지 나도 모르게 그런 행동이 나왔다. 방송 보면서 ‘왜 저렇게 했지?’란 생각에 사실 걱정을 많이 했다. 다행히 제작진이 편집을 잘해줘 귀엽게 나간 덕에 예쁘게 봐주신 것 같다. 화제가 돼 놀랐다”고 말했다.
혜리는 훈련소를 퇴소하며 ‘FM 마녀 소대장’에게 “생활관 정수기에 붙은 에이핑크의 사진을 걸스데이로 바꿔달라”는 애교 섞인 요청을 했는데 실제 한 페이스북에 걸스데이 사진으로 교체됐다는 인증샷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솔직히 소대장님에게 사진 교체 부탁을 드린 게 애교였어요. 절 꼭 기억해달라는 저만의 표현이었죠. 장난삼아 한 얘기였는데 촬영 끝나고 정말 사진이 바뀌어서 감사했습니다. 하하하.”
애교뿐 아니라 소위 ‘짬밥’으로 불리는 군대 식사를 맛있게 먹으며 폭풍 ‘먹방’을 보여줘 큰 웃음을 줬다. 상추에 제육볶음을 얹어 한 쌈 크게 싸서 입을 쩍 벌려 먹어치우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딸기우유와 빵을 정신없이 먹어 ‘식신’이란 별명이 붙었다.
그는 “진짜 맛있었다. 꿀맛이었다”며 “초등학교, 중학교 급식 때 식판에 밥을 먹었는데 학창 시절이 생각나더라. 이때 남자 애만큼 정말 많이 먹었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많이 먹는지 솔직히 몰랐다. 방송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혜리는 ‘진짜사나이-여군특집’을 계기로 새로운 감정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10대이던 2010년 걸스데이로 데뷔해 지난 4년간 가요계에서 활동하며 많은 감정이 무뎌질 때 즈음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앨범을 내고 활동하는, 반복된 제 일상이 어느 순간 특별하지 않게 여겨진 때였어요.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출연을 계기로 그런 생각이 ‘완전 어리석었다’는 걸 깨달았죠. 사소한 일에도 정말 감사하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다시 군대에 가라면.그는 “답은 항상 같다”며 “이번에 함께 한 언니들이라면 또 갈 수 있다. 언니들도 어느 정도는 찬성하더라. 정말 한 명도 빠짐없이 나에게 의지가 된 언니들이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깊은 정이 드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