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옷장을 뒤졌다. 사놓고는 한번도 입지 않았던 반팔 가디건 두개와 소매끝이 살짝 찢어진 솜옷, 언젠가는 다이어트해서 꼭 입으리라 맘 먹었지만 늘 몸에 들어가지 않았던 원피스…싼게 장땡이라며 인터넷에서 충동구매했던, 옷장에 넘쳐나는 옷들을 큰 트렁크에 담았다.
지난 20일, 이렇게 온갖 옷가지를 담은 큰 트렁크와 함께 취재기자 겸 지원자로 전민절약행동 및 제2회 연변생태문화절을 찾았다.
오전 9시쯤 도착한 연길공원은 입구광장이 꽉 찰 정도로 “돗자리장사군”들이 북적거렸다. “장사군”이라고 해봤자 학생들과 동행한 어머니들이 절대대부분이였다. 뒤늦게 도착한터라 맨 끄트머리에 보자기를 펴고 갖고온 옷들을 주섬주섬 접어놓았다.
잘 팔릴가? 걱정과 민망함이 밀려올즈음 “머리끈 사세요. 삔도 있습니다”라며 호객하는 애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웃”에서 함께 온 어른도 없이 달랑 애 두명이서 씩씩하게 판매에 열을 올리고있었다. “엄마 어디 갔냐”는 질문에 “뭐 어딘가에 계시겠죠”라며 쿨하게 대답하는 “로점” 주인, 연신소학교에 다닌다는 김기영학생은 9살이면 다 컸다는 표정으로 당황하게 만든다.
“리봉천을 사서 손으로 직접 만든것”이라는 정성이 오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가? 김기영학생의 머리끈과 삔이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그 덕에 내가 가져온 옷의 가격과 사이즈를 물어보는 사람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샤쯔는 저기 저 스웨터와 잘 어울려요”라면서 즉석 코디도 해주고 “자 보세요. 제가 입으면 기장과 품이 이 정도입니다”라면서 “모델”이 되여 보여주기도 했다. 두꺼운 겉옷은 20원, 티셔츠는 10원에, 가디건은 5원에 팔려나갔고 많이 산 손님에겐 카드지갑과 손거울을 사은품으로 주기도 했다.
두시간도 채 안되는 시간에 90여원의 수입이 생겼다. 그 돈을 들고 활동 주최측에서 장터 동쪽켠에 설치해놓은 모금함을 찾았다. “17원밖에 벌지 못했습니다. 그중에서 10원을 기부하려 합니다.” 신흥소학교 4학년에 다니고있다는 최운지학생, 주최측에서 발부해준 “기부천사” 임명장과 함께 손에 꼭 쥔 돈을 보여준다.
그렇게 수입은 모금함에, 팔다 남은 옷은 희망애심협회에 기부하고나니 텅빈 트렁크마냥 마음이 홀가분했다. 나에게 쓸모없는것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마음껏 주는 기쁨, 재활용될수 있다는 기대감에 흐뭇한 시간이였다./글·사진 박은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