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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마애불 일제에 강탈당했다”

문외숙 시의원 주장… 노필 스님 “마을주민으로부터 들었다”
하남시, 불교조각 전문가 교수에 자문 “도난, 근거없는 주장”

 

하남 선법사 보물 도난 진위 논란

국가 보물로 지정 관리되고 있는 하남 마애약사 여래좌상 문화재에 대한 도난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문외숙 하남시의원에 따르면 하남시 교산동 선법사 경내에서 보존 관리되고 있는 국가 보물 제981호 마애약사 여래좌상 바로 옆 바위에 또 다른 마애 불상이 일제 강점기 때 도난 당했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지난 9월 문화체육과 직무 감사에서도 일부 마을 주민들의 증언을 근거로 도난 사실과 관리부실을 지적하고, 문화재에 대한 시 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했었다.

문 의원은 “선법사 경내에 있는 불상 바로 옆의 바위에 현재보다 더 큰 모양의 불상이 있었으나, 일본인들이 바위 송두리째 가져갔다고 말하는 마을 주민들이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근거와 증빙자료를 찾아내, 사실일 경우 일본으로부터 문화재를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선법사 노필 스님은 “1969년 이 사찰에 처음 왔을 때 바위가 잘려나간 자리에 누군가 먹으로 두 줄에 걸쳐 써 놓은 글씨가 희미하게 있었다”며 “그 글씨는 일본의 문화재 강탈에 저항한 마을 주민들이 일본인을 향해 내뱉은 욕설이었다는 말을 이미 사망한 마을 주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노필 스님은 “당시 이 글씨를 문화적 사료로 보존하기 위해 탁본 한 마을 주민이 있다는 말도 같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만약 이 글씨 탁본을 찾을 경우 문화재 강탈 여부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필 스님의 구체적인 증언은 문 의원의 강탈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배재호 용인대 교수는 지난 15일 하남시의 자문을 받고, “바위가 사라진 자리에 불상이 새겨져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을 확인할 수 없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도난 당했다고) 증명할 만한 보다 많은 자료가 요구된다”고 자문했다.

하남시는 배 교수가 불교조각 전문가로, 자문 결과를 토대로 증거나 자료를 제시하지 않는 근거 없는 강탈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문 의원은 “현장 방문, 자료수집 등 정확한 조사가 필요한데도 그런 절차 없이 단순하게 교수 1명의 의견을 첨부해 자문 결과로 내놓은 것은 유감”이라며 “시간을 갖고 현장활동 등 폭넓은 조사를 통해 도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선법사 마애약사 여래좌상은 돌에 부처상을 파 만든 것으로 현존하는 마애불은 대부분 미륵불이나, 부처가 새겨진 여래불은 선법사가 유일해 문화재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남 마애약사 여래좌상은 지난 1989년 4월 국가 보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하남=이동현기자 lee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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