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경북도지사배 전국컬링대회에서 대회를 주관하는 경북컬링협회의 독단적인 행정으로 여자고등부 결승전에 진출한 팀들이 경기를 포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23일 경북컬링협회와 경기도컬링경기연맹 등에 따르면 경상북도는 대한컬링경기연맹과 함께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경북 의성컬링센터에서 경북컬링협회 주관으로 2014 경북도지사배 전국컬링대회를 열고 있다.
초등부부터 일반부까지 50개 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의정부 송현고와 전북 전주여고가 여고부 조별리그와 4강 토너먼트를 거쳐 결승에 진출, 이날 오전 8시 남녀일반부 결승전과 함께 결승 경기를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0일 밤 이번 대회 심판장은 자신의 휴대전화로 각 팀 지도자들에게 문자로 보내 방송 중계문제로 23일 오전 8시로 예정된 여고부 결승 경기를 같은 날 오후 4시30분으로 옮겨 진행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경기에 집중하느라 이같은 문자가 보내진 사실을 몰랐던 각 팀들은 22일 오후 4강 진출팀이 가려진 다음에야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고 즉각 대한컬링연맹과 경북컬링협회에 이의를 제기했다.
여고부 팀들이 학교로부터 예산을 받아 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경기 시간을 늦추면 선수들의 식비 등이 추가로 지급되는 데다 3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컬링경기 특성상 23일 오후 4시30분에 경기를 시작하면 타 시·도에서 참가한 팀은 숙박을 추가하거나 야간에 장거리를 이동해야 해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차라리 경기시간을 22일 오후로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대회 주관인 경북컬링협회는 참가 팀의 고충을 귀담아 듣지 않고 경기 시간을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선수들을 이끌고 23일 오전 의성컬링센터를 찾은 송현고와 전주여고 지도자는 4개 시트 중 1개 시트가 방송 중계와 관계없이 비어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 시트에서 결승전을 치르게 해달라고 재차 요구했지만 주관 측인 경북컬링협회가 이마저도 수용하지 않아 결국 두 팀 모두 결승전을 치르지 못하고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정재석 경기도컬링경기연맹 전무이사는 “경북 측이 정식 절차를 밟지 않고 일방적으로 경기 시간을 변경한 데다 팀의 사정도 배려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주관 측의 독단적인 행정과 주최 측의 무관심 때문에 컬링 꿈나무들이 큰 상처를 받게 됐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와 관련 대한컬링경기연맹 관계자는 “이 대회는 경북컬링협회 주관으로 경북협회에서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밝혔고 경기시간 변경을 통보한 심판장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