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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밀입국 관리 ‘구멍 숭숭’

‘코리안 드림’ 꿈 꾸며 밀항 등으로 입국…범죄 유혹에 노출
수원역 일대 불법체류 중국동포 30% 이상이 밀입국자 추정

“지긋지긋한 가난이 싫어 한국에 돈을 벌러 오려는데 브로커에 줄 돈도, 보증금으로 낸 뒤 벌금내는 셈치고 날릴 돈도 없어 결국 밀항을 택해 지금은 불법체류자로 살아가고 있어요.”

5년 가까이 불법체류자로서 수원에 거주하고 있다는 중국동포 A(55)씨는 지난 2009년 배를 통해 밀항, 입국한 뒤 한 자그마한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밀항을 통해 들어온 순간부터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 A씨는 그간 6곳의 공장을 다니며 월급을 떼이기도 하고, 업주의 폭력에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등 시련을 겪었지만 그래도 밀항과 밀입국을 하려는 중국동포들은 항상 대기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지난 4일 발견된 수원시 팔달산 ‘토막 시신’ 사건의 피의자 박춘봉(55)씨가 여권을 위조해 밀입국한 불법체류자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금 이 순간을 비롯해 수시로 자행되고 있는 국내 밀입국 실태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밀입국’ 등에 대한 정부의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수원역 인근과 고등동, 매교동, 교동 등 일명 ‘수원 차이나타운’ 일대에서 만난 대다수 중국 동포들은 박씨와 A씨 같은 밀입국자가 전체 불법체류자의 30%를 넘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아 충격을 주고 있다.

실제 이들이 범법행위인데다 입국 즉시 불법체류자 전락하는 등의 각종 위험을 감수하고서도 버젓이 밀입국을 택하는 것은 밀입국에 성공하기만 하면 일자리를 찾기 어렵지 않은데다 돈을 벌면 중국에서와는 전혀 다른 풍요롭고, 자유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점 등이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교육 수준이 한국의 인재 영입 초청에 맞지 않게 낮거나 범죄 경력 등에 따른 비자발급 거부 등 합법적으로 국내에 들어올 방법이 없는 경우를 포함해 최근에는 합법적인 입국을 위한 최소한의 경제적 조건을 갖추지 못한 이들도 대거 밀입국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처럼 밀입국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밀입국을 통해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거나 국내에서 사건에 연루됐다고 해도 ‘자신이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그릇된 판단이 압도적으로 퍼져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불법체류자라고 자신을 밝힌 B씨는 “솔직히 밀입국을 통해 한국에 들어올 수 있는 방법은 너무나 다양하고 쉽다”며 “주변 불법체류자 중 절반 가까이가 밀입국을 통해 들어온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밀입국을 통해 들어온 외국인의 경우 자신이 범죄를 저질러도 찾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으로 상대적으로 쉽게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고, 실제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며 “종종 출입국관리 당국과 단속을 나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밀입국 단속은 구멍이 뚫려 있는 것으로 판단돼 솔직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양규원기자 yk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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