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1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처리문제를 놓고 정반대의 입장을 보여 12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초 이 후보자의 총리 임명을 적극 반대하지 않았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내부 기류가 급선회했고,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총리 후보 낙마가) 세 번째라 웬만하면 넘어가려 했으나 더는 그럴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까지 촉구했다. 새정치연합은 12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이 후보자인준 문제에 대한 당론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새정치연합 원내 지도부는 인준 반대 당론이 공식적으로 확정되면 이를 이행할 방법으로 반대투표, 표결 불참, 국회 본회의 연기 제안 등 세 가지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새정치연합은 문 대표의 ‘호남 총리’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던 만큼 현재로서는 충청권 여론에 대한 부담을 더는 측면에서 설 연휴 이후로 국회 본회의 인준 표결을 연기하자는 제안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야당이 인준 반대를 고수한다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인준을 강행할 공산이 점점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1일 다음 날로 예정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과 관련해 “여야가 합의한 의사일정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안심보육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어제에 비해 오늘 청문회는 차분하게 소명이 잘 되고 있다고 보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토론회에 참석한 유승민 원내대표도 야당이 동의하지 않아도 단독으로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고 표결에 임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야당 입장이 아직 안정해져 있으니까, 우리는 내일 오후 2시 여야 합의대로 표결 처리하는 게 현재 입장”이라고 답했다.
유 원내대표는 야당에서 본회의 연기를 제안해왔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제안 받은 바 없다”면서 “제안이 오면얘기야 해보겠지만, 지금 현재 입장으로는 내일 오후 2시에 그냥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새정치연합 문 대표가 이 후보자 인준과 관련해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됐다”고 언급한 데 대해 “어느 특정 개인의 의사를 갖고 (인준이) 된다, 안된다 이렇게 말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전날에 이어 이 후보자의 부동산투기 여부와 자금출처 및 재산형성 과정, 병역면제, 언론외압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추궁이 이어졌고, 오후에는 증인·참고인을 상대로 각종 의혹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다./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