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정책처는 15일 정부가 취득세율 인하에 따른 재정보전을 위해 행한 지방소비세율 인상이 과도했다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처는 ‘취득세율 인하가 주택거래 및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취득세율 인하에 따른 지방소비세율 인상이 “과도하게 지방재정을 보전해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지난 2013년 주택 구입 가격에 붙는 취득세 부담을 덜어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는 목적으로 세법을 개정해 취득세율을 2~4%에서 1~3%로 인하했다.
이에 지자체의 재정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취득세를 줄이겠다는 방침에 지자체들이 반발하자 이를 메워주는 취지에서 정부는 주요 국세인 부가가치세에서 일부를 지자체로 넘기는 지방소비세의 세율을 5%에서 11%로 높였다.
하지만 예산정책처는 당시 정부의 계산이 결과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취득세율 인하로 주택 거래량이 늘어 세율 인하의 세수 감소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주택 거래량은 100만6천건으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건을 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취득세율 인하의 세수 감소 효과는 애초 정부의 예상(2조4천억원)보다 8천억원 적은 1조6천억원이라고 예산정책처는 분석했다.
취득세율 인하의 ‘반대급부’로 제공된 지방소비세율 인상 효과는 지난해 2조3천억원으로 분석됐다.
취득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분을 메우고도 7천억원이 남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연간 취득세 세수 감소는 지난해 1조6천억원에서 2018년 1조7천억원으로 큰 변동이 없는 반면, 지방소비세는 같은 기간 2조3천억원에서 2조9천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봤다.
취득세와 지방소비세의 증감을 따져 정부에서 지자체로의 이전 규모를 계산하면 지난해 6천억원에서 2018년 1조2천억원으로 갈수록 증가, 5년간 4조5천억원이 더 넘어간다는 결론이 나온다.
예산정책처는 “보전분(지방소비세 증가)이 실소요액(취득세 감소)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지방재정 보전책에 대해 보다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