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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는 探食의 역사이다

食문화 통해 인류 문명의 발전사 조망
제국의 탄생·종교의 확산에까지 영향

 

인간의 삶에서 필수요소 중 하나인 식(食), 그리고 이를 둘러싼 식문화를 통해 인류 문명의 발전사를 조망한 책.

인류는 농업이 생겨나기 약 1만년 전에 이미 다양한 요리 기술을 활용했다. 당시 인류는 음식이 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먹었다.

하지만 BC 1천년 경에 이르면 곡물이 식재료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중량 대비 영양소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곡물은 당시에 형성되기 시작한 도시, 국가, 군대를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저장이 용이한 곡물은 부의 축적을 가능하게 했고, 이는 권력의 형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류가 곡물을 주요 식재로로 삼지 않았다면 페르시아나 로마 같은 제국의 탄생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처럼 요리와 음식은 인류의 문명사에 막강한 영향을 끼쳤다. 인류는 보다 나은 음식을 먹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했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요리법을 만들어냈다. 이는 제국의 탄생, 권력의 이동, 종교의 확산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저자는 탁월한 관찰력과 폭넓은 정보 수집, ‘요리와 음식’이라는 색다른 렌즈를 통해 ‘식문화가 지난 5천년 간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라는 물음의 답을 찾아간다.

이 과정에서 페르시아·로마·영국 등 한 시대를 호령했던 제국의 흥망성쇠, 이슬람교·불교·기독교 등 주요 종교의 탄생과 확산, 고대의 노예제 사회나 중세의 봉건 사회에서 자유와 평등을 주요 골자로 한 민주주의 사회로의 이행까지 인류의 모든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저자는 요리의 역사에서 1880∼1914년의 시기가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고 봤다.

그 이전까지는 왕과 귀족이 먹는 고급요리와 평민이 먹는 하급요리가 분명히 구분됐지만, 이 시기 중산층과 임금노동자들이 식품가공산업의 소비자로 급부상하면서 많은 이들이 계급에 상관없이 같은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됐다.

흰 빵과 쇠고기, 제철이 아닌 신선한 채소, 차가운 음료는 100년 전에는 세계 최고의 부자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차가운 콜라를 곁들여 이들을 모두 하나로 합한 햄버거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먹을 수 있다.

프렌치 프라이(감자튀김) 역시 1900년대 초만 해도 프랑스의 고급 요리였다. 그러나 1965년 맥도날드가 냉동감자를 이용한 프렌치 프라이를 내놓으면서 프렌치 프라이는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됐다.

이런 측면에서 저자는 가공 식품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천연식품에 열광하는 오늘날의 분위기에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이는 로마의 대규모 제빵 시설과 생선 소스 공장, 불교 사원의 차 가공 시설, 네덜란드의 청어 생산 공장, 프랑스의 사탕무 정제소, 세계 각지의 롤러 제분소가 식단을 개선하고 힘든 육체노동을 덜어주며 맛 좋은 음식의 범위를 확대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김장선기자 kjs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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