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딸 아이가 보고싶을 때면 천리 길도 마다하지 않고 언제든 달려갑니다.”
지난 18일 본보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오경석 농협 경기지역본부장은 스스로를 ‘딸 바보’로 불렀다.
‘딸 바보’를 자처하는 순간 그의 얼굴은 이미 세상 모든 걸 다 가진 듯한 ‘아빠 미소’로 가득 채워졌다.
오경석 본부장은 “고등학생과 대학생인 두 딸 아이 모두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어 항상 곁에 두고 보지는 못하지만, 틈 날때마다 전화나 문자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일요일(15일)엔 딸 아이가 보고싶어 아침 일찌감치 차를 몰고 서울 혜화동까지 갔는데, 때 마침 서울국제마라톤대회가 열리는 날이어서 도로에서 몇시간동안 고생했다”며 “그래도 막상 딸 아이와 만나 주변 공원에서 데이트를 하고 돌아오니 하루 온종일 들뜬 기분이어서 너무 좋았다”고 했다.
오 본부장은 또 젊은 시절 잦은 술자리로 아내에게 마음 고생을 시킨 점에 대해선 미안함과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오랜 기간 홍보와 지원업무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술자리도 많아져 본의 아니게 아내에게 걱정을 끼치는 일이 많았다”며 “요즘 들어선 스스로 반성(?)하는 의미에서 아내에게 애정표현도 자주하며 살갑게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과거 농협 경기본부 부본부장 시절과 비교해 현재의 본부장은 고민이 좀 더 요구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오 본부장은 “부본부장 시절엔 사업을 기획하고 조언하는 게 주된 역할이었다면, 본부장은 조직을 조화롭게 운영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여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화로운 조직운영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집무실 벽면에 걸린 표구액자를 가리켰다.
표구엔 정심성의(正心誠意, 마음을 바로 세우고 정성을 다한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의 흐름처럼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다), 수분지족(守分知足, 제 분수를 지키고 스스로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이 씌여 있었다.
모두 하나같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 소홀함 없도록 하고 항상 겸양의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오 본부장은 “캔 제닝스의 책 ‘섬기는 리더’에도 나와 있듯이 부하직원을 부리는 게 아니라 동료의식을 갖고 서로를 존중하고 섬기는 마음으로 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윤현민기자 hmyun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