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밭에 누워 책 보던 학생들, 이젠 제가 그 자리에 있어요”
본지는 ‘더 보이스’ 학생기자 출신 대학생들을 만나 그들의 대학 캠퍼스 라이프를 살펴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번에 만난 박기정(20·스탠포드대 커뮤니케이션과1)양은 고등학생 때부터 긍정적인 도전정신이 강했는데 대학에 들어가서도 평소 관심 있는 분야의 공부에 최선을 다하며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차근차근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풋풋하고 용기 있어 보였다.
5년 전 방문한 스탠포드대에 반해 입학 결심
고등학교 1학년 때 ‘청소년 세계로 가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탈북 입양법을 통해 본 통일 한국을 준비하는 청소년의 자세’에 대해 미국 서부로 조사연수를 떠날 기회가 있었어요.
그 때 처음으로 스탠포드 대학교에 가보게 되었는데, 당시 받은 충격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초록색 드넓은 잔디밭에 누워 책을 보는 학생들, 스페인식의 아름다운 건물들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학생들, 수
영복을 입고 학교 곳곳의 분수에서 물장난을 치는 학생들…그 날 이후로 제 목표는 ‘스탠포드대 입학’으로 정해졌죠.
지금은 제 로망대로 생활하고 있어요. 다만 할 일은 많은데 날씨가 너무 좋아 가끔 신경질이 나지만요.(ㅋㅋㅋ)
관심 있고 좋아하는 분야 찾는 게 가장 중요
외국대학에 들어와 가장 감사한 일은 전공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거예요. 한국대학처럼 전공을 결정하고 들어가서 그 분야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입학 후에도 얼마든지 전공을 바꿀 수 있어요. 실제로 문과로 들어온 친구들이 이과 공부를 하기도 하고 저 역시 들어올 때는 커뮤니케이션학과로 들어왔지만 요즘은 컴퓨터 과학이나 심리학을 들으면서 뇌 과학 분야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점수나 외부 상황에 밀려서 관심 없는 분야를 공부하는 것만큼 어렵고 힘든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고등학교 3년 동안 내가 관심 있고 좋아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진로를 결정하는 용기를 내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학생기자, 국궁선수 등 통해 외부활동 탄탄히
저는 고등학교부터 외국대학을 준비하는 용인외대부고 국제과에 입학할 만큼 일반 고등학교와는 다른 커리큘럼 속에서 지냈어요. 외국대학은 우리나라 수시전형같이 공부 외에 외부활동인 ‘EC(extra curricular)’를 중요하게 봐요. 이 활동은 단기간에 만들어질 수도, 거짓으로 꾸민다고 해결되지도 않아요. 다행히 저는 이 EC 활동을 남북통일과 북한 인권을 위해 청소년들이 만드는 웨이브신문(제작 대행 경기교육신
문사)의 학생 대표기자로 참여해 오랫동안 진정성을 갖고 할 수 있었고 덕분에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어느 한곳에 편중되어 있기 보다는 골고루 시간을 안배했던 것도 도움이 되었어요. 그 외에 밴드 활동이나 국궁 같
은 스포츠 활동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오히려 입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즐거움이 되어서 일석이조의 보람을 안겨주었다고 생각해요.
타악기 동아리 활동 중…연애 가장 하고 싶어
대학생활 중 꼭 하고 싶은 것은 내가 어떤 분야에서 무엇이 되어 장차 무엇을 하고 살아가야 할지 찾아내는 것이에요. 또 동아리 활동에 조금 더 전념할 생각이에요. 현재 스탠포드의 ‘카디널 칼립소’라는 타악기 연주 공연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데 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아리 중 하나라 큰 대회나 행사 등에 초청받아 공연할 때가 많아요.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뺏기기도 하지만 오히려 고달픈 학업 생활의 탈출구가 되어주어 즐거워요.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캠퍼스에서 남친
하나 없이 지낸다는 것이 너무 슬픈 것 같아요. 그래서 한편으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연애예요.
설령 실패해도 배울 점 남아…일단 도전해보길
다 각자 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대학생활은 즐길 줄 알아야 해요. 얼마나 즐기느냐에 따라 재미있어질 수도 있고 과제에 치여 괴로울 수 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확실한 건 ‘캠퍼스 로망’은 품을 만하니까 지금 좀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노력하
고 도전하면 좋겠어요.
도전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아니면 말고’라는 마음으로 일단 도전해보고 결정할 수 있는데 미리 포기하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도전해서 실패하면 속상하기도 하고 시간이 아까워지기도 하지만 제 경험상 실패 속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좀 더 참고 잘 이겨내서 각자 가고 싶은 대학에 입학하길 바랍니다. 후배들 모두 파이팅!
경기교육신문 정지연 기자 153jiyeoning@edu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