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도 힘겨운데…공공요금 줄줄이 인상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공포에 이어 공공요금까지 잇따라 오르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로 국내 산업 전반에 먹구름이 낀 가운데 각종 요금인상이 줄줄이 예고돼 있어 서민 살림은 더 팍팍해질 전망이다.
8일 경기도와 일선 시·군에 따르면 경기지역 일반 시내버스 요금은 이달 말부터 150원씩 인상돼 성인 기준으로 1천250원이 된다.
좌석버스는 250원 오른 2천50원, 직행좌석은 400원 오른 2천400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각 지자체별로 수도요금, 주민세, 각종 시설이용료 등도 줄줄이 인상하거나 이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시는 내달부터 상수도 요금을 평균 9.5% 올리기로 했다.
평택시는 하수도 사용료를 2017년까지 66% 올리고, 가평군도 단계적으로 상·하수도 요금을 모두 올릴 방침이다.
남양주시는 주민세를 오는 8월 7천원으로, 내년에는 1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또 동네 병원비도 건강보험수가 타결로 내년부터 의원 3%, 약국 3.1% 한의원 2.3%씩 인상된다.
이에 따라 내년 동네의원 초진 진찰료는 올해 1만4천원에서 1만4천410원으로, 재진은 1만원에서 1만300원으로 각각 오른다.
한동안 생활비 부담을 덜어준 기름값도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8일 기준 경기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천583원을 나타냈다.
한달 전 휘발유 평균가격 1천536원과 비교하면 47원 오른 것으로, 1주일에 평균 11원씩 오른 셈이다.
메르스 공포가 국내 산업전반으로 퍼지면서 피해가 확대되는 마당에 각종 요금인상은 가혹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메르스 감염 우려로 고객이 급격히 줄면서 도내 백화점, 마트 등 유통업계 매출도 20% 가까이 줄어들었다.
특히 이번 질병의 진원지로 꼽히는 동탄, 평택을 중심으로 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경제적 타격이 컸다.
이마트의 경우 동탄점은 1~4일 전점 매출이 전년대비 19.7% 떨어졌으며, 평택점도 16.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각종 요금이 무차별적으로 오르면서 시민들 사이에선 지나친 가계부담에 무력감마저 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부 선 모(32·매산동)씨는 “전국이 메르스 공포로 어수선한 마당에 공공요금까지 하나 둘씩 오를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앞 날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윤현민기자 hmyun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