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경찰서는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자 집에 찾아가 돈을 훔친 혐의(절도 등)로 홍모(25)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지난달 13일 오전 10시쯤 시흥시의 한 빌라 건물에서 양모(62)씨 집에 들어가 5천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홍씨는 양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소개한 뒤 “주민번호가 도용됐으니 통장에 있는 돈을 모두 찾아 집안 냉장고에 보관하라. 조만간 직원이 방문해 지문감식을 통해 수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화 통화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양씨 집을 찾은 홍씨는 양씨에게 “동사무소에 가서 주민등록증 먼저 재발급 받아라. 그런데 집안에 돈이 있으니 열쇠를 주면 지키고 있겠다”며 열쇠를 받고 그길로 집안 냉장고에 있던 현금을 모두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양씨가 모은 5천만원은 노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일용직 노동일을 하며 10년간 모은 돈”이라며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흥=김원규기자 kw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