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처리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과메기·女교사 생리용품 구입
불순세력 색출해 응징을” 지적
어린이집 “해명기회도 안줘”
시의원 “손봐주기 주장 어불성설”
최근 열린 시흥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일부 시의원들이 시립어린이집 회계 처리를 다루면서 정산서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불순세력’, ‘면허 취소’ 등을 언급하며 몰아붙여 해당 어린이집들이 “부도덕한 기관으로 매도됐다”며 반발하는 등 갑질행감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시의회와 시립어린이집들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8일 가족여성과 행정사무감사에서 시립어린이집의 운영 실태를 다뤘다.
손옥순·홍원상 의원은 이날 일부 시립어린이집이 운영비로 과메기, 강아지용품, 여성용품 등을 구입하거나 2년마다 교체해야 하는 놀이터 모래를 8년간 사용하는 등 불투명한 회계처리를 지적했다.
홍 의원은 “어떻게 어린이집 간식비에 과메기가 구입되고 간식비 영수증에 생리용품이 구입되는 일이 있어날 수 있나, 정산서 받을 때 확인도 안하느냐”며 “이 어린이집은 끝까지 추적해서 면허취소 해야 한다, 어린이집 운영비를 개인의 생활비로 사용하려는 불순세력을 색출해서 응징할 것”을 집행부에 주문했다.
그러나 해당 어린이집 원장들은 “홍 의원이 정산서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시립어린이집을 불순한 집단으로 매도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확인 결과 과메기는 점심식단에 급식으로 제공된 것으로 급식 검식 일지와 당일식단 안내문, 급간식비가 포함된 지출결의서 등에도 명확하게 기재돼 있다. 급식비로 구매했다는 여성용품은 여성교사들을 위해 화장실에 비상용으로 상시 비치되는 복리후생 성격의 수용비로 연간 예산 2만 원도 안 되는 비용이라는 설명이다.
또 개인 가정용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강아지 양말은 교구교재비로 3세트(낱개 12개)를 구입해 손가락인형을 만들어 교구재로 사용한 사실이 행감 제출 자료에도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특히 8년 동안 교체하지 않았다는 놀이터 모래는 지난해 4월 26만5천 원을 들여 교체한 증빙서류가 존재했고 두 달에 한 차례씩 모래를 소독한 소독필증과 정기시설검사를 받아 합격증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홍 의원은 어린이집 현장실사에서도 피감 원장을 상대로 시종일관 해명기회도 주지 않고 고성의 발언을 하는 것도 모자라 수업중인 영아반 교실을 들어가 살펴보는 등 갑질행감을 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놀이터의 문제점만 지적하고 개선해 줄 것을 주문했을 뿐 내부는 들어가지도 않았다”며 “어느 특정 어린이집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니라 손 의원에게 받은 자료를 믿고 해당 어린이집들의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질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시립어린이집 행감자료를 요청했던 손 의원은 어린이집들이 운영비 사용을 문제 삼고 불분명한 예산 사용 어린이집의 패널티를 요구했다. 또 일부 언론에 특정 어린이집을 거론하며 각종 문제를 제기해 속칭 ‘손봐주기’ 행감사주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손 의원은 “특정어린이집을 감사한 것은 아니며 시립과 법인 전체를 대상으로 행감을 실시했고 제기된 손봐주기 행감은 어불성설”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해당 어린이집 관계자는 “일부 언론이 해당 시립어린이집에 사실 확인도 없이 시의회 행감 내용을 그대로 전달해 소명기회 조차 없이 일방적 피해를 당했다”며 “시의회의 사과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흥=김원규기자 kw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