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상태에 빠진 김정은 정권의 내부 붕괴 다각도로 예측
시진핑이 전쟁을 권력 장악 수단으로 쓸 수밖에 없는 이유
격변하는 동북아·한반도 미래 예측하고 대비할 방향 제시
마오쩌둥에서 후진타오까지 4대에 걸친 중국의 역대 정권은 북한의 후원자를 자처하며 북한에만 대외 원조 전체의 4분의 1을 할애해 왔다.
압록강과 두만강을 중심으로 약 1천300㎞나 되는 국경을 사이에 두고 있는 북한과 중국은 북한 정권의 위기와 한반도 전쟁이 발발하게 되면 수십만 명의 난민을 양산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중국은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립을 피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북한을 활용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김씨 일가의 정권 안정에 일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진핑과 김정은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북중 관계는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시진핑이 총서기에 취임한 지 한달여 지났을 무렵 김정은은 장거리 탄도미사일 대포동 2호를 발사했다.
중국의 만류에도 도발을 강행한 김정은에 대노한 시진핑은 이례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취했고, UN 안보리 제재 강화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수세에 몰린 김정은은 2013년 2월, 결국 세 번째 핵실험을 강행하게 된다. 또 북한과 중국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던 친중파 장성택을 처형한 사건도 북중관계에 영향을 미쳤다.
일련의 도발과 장성택 숙청을 계기로 시진핑은 북한에 대한 경제 원조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50만 t의 원유, 10만 t에 이르는 식량 원조를 중단했으며, 화학비료 2천만 t의 원조 역시 동결했다.
중국의 접경 지역인 단둥에서는 2013년 2월 이후 북한 무역이 거의 정지되다시피 했다. ‘북한의 홍콩화 계획’이라고 불린 라선과 신의주의 경제특구 개발도 중단됐다. 중국의 지원이 전면 중단되고, UN 안보리 결의안이 발효되면서 고립 상태에 빠진 김정은 체재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중국과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문제의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북중 관계의 진실을 파헤치는 한편 그 기저에 깔린 시진핑의 숨겨진 야심을 끌어낸다.
1장에서는 중국의 김정은에 대한 인터넷 게시물 감시 조치가 완화되면서 원색적 비난, 각종 패러디가 난무하는 현상을 폭로한다. 2장에서는 마오쩌둥에서 후진타오까지 4대에 걸친 북중 혈맹 관계가 시진핑 시대에 접어들면서 어떻게 냉전 관계로 돌아섰는지 추적한다.
3장에서는 북한과 중국을 잇는 연결고리였던 장성택 숙청의 경위와 급격히 악화된 북중 관계의 변화를 다룬다. 4장에서는 김정은 체재의 붕괴를 대비한 중국 내 ‘북한 전망 보고서’의 실체를 파헤친다.
마지막 5장에서는 중국인민해방군을 장악하고 중국 내부의 구심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진핑이 전쟁을 일으키려 하고 있으며 그 대상이 왜 김정은이 될 수밖에 없는지 설명한다.
이 책은 고립 상태에 빠진 김정은 정권의 내부 붕괴를 다각도로 예측하는 한편, 시진핑이 전쟁을 권력 장악의 수단으로 쓸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저자의 취재 및 연구 결과를 토대로 예측해나간다.
나아가 격변하는 동북아시아 정세 속에서 한반도의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한다./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