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미스터리
감독 : 노덕
출연 : 조정석/이미숙/이하나
이혼, 해고의 위기에 몰린 기자 허무혁(조정석)은 우연한 제보로 연쇄살인사건과 관련한 일생일대의 특종을 터뜨린다.
하지만 단독 입수한 연쇄살인범의 자필 메모가 소설 ‘량첸살인기’의 한 구절임을 알게 된다.
보도국은 후속 보도를 기다리고 경찰은 사건의 취재 과정을 밝히라며 무혁을 압박한다.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속, 무혁이 보도한 오보 그대로 실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22일 관객들과 만나는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는 의도치 않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눈덩이처럼 커진 사건에 직면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팽팽한 긴장과 유머의 절묘한 조합으로 그려낸다.
이혼과 해고의 위기에서 마치 구원처럼 다가온 특종이 실은 더 큰 나락으로 빠지는 악재였으며 이로 인해 온종일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무혁의 모습은 안쓰럽게 보이다가도, 속도 모른 채 압박하는 사람들과 그로 인해 허둥지둥하는 무혁의 모습에서는 의외의 웃음이 터져 나온다.
영화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 빚어지는 블랙 유머의 웃음과 멘탈 슬랩스틱의 재미, 짜릿한 긴장감을 선물한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보도국을 배경으로 특종을 소재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특정 직업인으로서의 모습 이전에 이들의 인간적인 면모에 초점을 맞춰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사전 취재와 조사를 통해 정확하고 발 빠른 보도를 위해 치열하게 특종전쟁에 뛰어든 기자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담아내는 한편 그들이 보도를 준비하는 일련의 과정, 동료들과 지내는 모습 등 인간적인 면모를 놓치지 않는다.
노덕 감독은 “영화는 기자의 세계를 다루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자라는 직업군에 가두기 보다 인간적인 모습이 보여지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건축학개론’(2012)으로 그 해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했고, ‘관상’(2013), ‘역린’(2014),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를 통해 대세배우로 자리매김한 조정석은 우연한 제보로 잘못된 특종을 터트린 기자 ‘허무혁’ 역을 통해 의도치 않게 벼랑 끝에 내몰린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극의 중심을 이끈다.
또 보도국을 지휘하는 데스크 ‘백국장’ 역은 연륜이 묻어나는 깊이 있는 연기력을 갖춘 최고의 여배우 이미숙이 맡아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스크린을 가득 채우며,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이하나는 이전의 사랑스러운 모습과 상반된 현실적인 무혁의 아내 ‘수진’ 역을 통해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백국장의 오른팔 ‘문이사’ 역은 ‘관상’(2013), ‘암살’(2015) 등에서 탁월한 연기력으로 강한 존재감을 선보여온 김의성이 맡았다.
이와함께 ‘미생’에서 푸근한 매력의 ‘김대리’ 역으로 사랑 받았던 김대명이 특종의 진실을 아는 유일한 남자 ‘한승우’ 역을, 역시 ‘미생’에서 ‘성대리’ 역으로 주목 받은 태인호가 후속 특종을 부추기는 ‘무혁’의 상사 ‘유팀장’ 역을 맡아 풍성한 재미를 더한다./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