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11일 정부기념식 행사
지자체, 참석 독려위해 눈치보기
빼빼로데이까지 겹쳐 관심뺏겨
대부분 앞당겨 기념식 진행 관행
“생일잔치 날짜 왜 오락가락” 토로
농업인들의 자긍심 고취와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법정기념일로 제정된 ‘농업인의 날’이 경기도와 도내 일부 지자체의 중앙정부 눈치보기와 ‘빼빼로 데이’에 쏠린 관심으로 정작 기념일 당일 생일잔치(?)가 열리지 않고 있다.
10일 경기도와 일부 지자체·농민단체 등에 따르면 ‘농업인의 날’은 매년 11월 11일로 올해로 벌써 20회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지자체들은 11일에 앞서 미리 기념식을 치르고 있다.
실제 경기도는 10일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도내 농업인 및 유관기관 종사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갖고 농업인 대상 시상식 등 농정업무분야 유공자 표창, 식전행사, 홍보행사 등을 진행했다.
동두천시 역시 농업인의 날보다 5일이나 앞선 지난 6일 농업경영인회, 농촌지도자회, 생활개선회 등 3개 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기념행사를 갖고 모범 농업인 표창 등을 진행했다.
고양시 역시 지난 7일 관내 농업인 및 가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2회 고양시 농업인의 날 한마음 축제’를 개최했으며 인천시 옹진군 또한 지난 9일 ‘제20회 옹진군 농업인의 날’ 행사를 개최하는 등 정작 기념일이 아닌 날 따로 일정을 잡아 행사를 치렀다.
이같이 기념일 당일 기념식을 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일부 지자체와 농민단체들은 중앙 정부의 일정에 맞추기 때문이며 특히, ‘빼빼로 데이’와 겹치는 날짜로 인해 국민의 관심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양주시의 경우 11일 정상적(?)으로 기념식을 진행, 일부 지자체의 행보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내 한 지자체 공직자는 “막상 당일 열리는 중앙에서의 기념식에 농민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에서는 당일 기념식을 진행하지 않는 관행이 꽤 오래전부터 진행된 것으로 안다”며 “엄연히 법정기념일인데 기념식을 다른 날 진행해야 하는 것이 항상 의아스럽긴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직자도 “11일이 빼빼로 데이다 보니 국민의 관심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 지자체 내부에서도 미리 진행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에 파주지역 농민 이모(43)씨는 “3.1절 기념식을 정부에서 진행한다고 지역에서 2월 28일날 하지는 않지 않냐”며 “농민들의 자부심과 긍지를 높이겠다며 지정한 ‘농업인의 날’ 기념식은 왜 매년 날짜가 오락가락 하냐”고 토로했다.
/양규원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