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 접하자 강진서 상경
조문객들 복귀 권유에도
孫, 아무 대답 없이 미소만
지난해 7월 정계은퇴를 선언한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를 매일같이지키며 ‘조문 정치’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손 전 고문측은 자신의 정계입문을 이끈 분에 대한 당연한 ‘도리’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지만, 야권 내홍과 맞물려 ‘구원등판론’이 끊이지 않는 와중이라 야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손 전 고문은 지난 22일 비보를 듣고 강진에서 급거 상경한 뒤 24일로 사흘 연속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치러진 빈소를 찾았다.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밤늦게까지 머물면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등 여야 현역 정치인들과 노정객들, 각계 인사 등 빈소를 찾는 수많은 조문객과 스스럼 없이 만났다.
최형우 전 내무부장관이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 원로들이 빈소를 떠날 때는 입구까지 나와 배웅하기도했다.
이날도 조문객들 사이에서 손 전 고문의 복귀설이 자연스레 화제에 올랐다.
김종인 전 의원은 “요새 어디 있느냐”고 물은 뒤 “왜 거기 가 있느냐. 나오셔야지”라고 ‘하산’을 권유했지만 손 전 고문은 아무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백기완 소장도 빈소를 떠나면서 “썩은 나무도 발로 차야만 무너지는 법이다. 시골 가 있을 생각하지 말고 돌아오라”라고 말했지만 손 전 고문은 이번에도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앞서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새정치연합 이찬열(수원 장안) 의원이 23일 빈소로 찾아와 “대표님 뵈러 왔습니다”라며 넙죽 인사를 하자 손 전 고문은 민망한지 “예끼, 이 사람아”라며 이 의원의 손을 붙잡고 구석으로 데려가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이 의원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대화 내용에 대해 “지역구 활동은 잘 돼가는지 묻고 격려하더라”면서 “정치나 다른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고 손사래를 쳤다.
역시 전날 빈소에서 손 전 고문과 한시간 가량 머문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는 정계 복귀 또는 칩거 중 어느 쪽이냐고 물었지만 손 전 고문은 말없이 웃었다고 전했다.
손 전 고문은 빈소에 머무는 동안 휴대전화를 보좌진에게 맡겨둔 채 조문 이외의 일정을 전혀 잡지 않았으며, 26일 국회에서 열리는 영결식에 참석한 뒤 곧 강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손 전 고문측 인사는 전했다.
/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