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당 지도체제와 혁신을 둘러싼 갈등이 8일 정면 충돌을 넘어 파국이 임박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관훈클럽 토론에서 안 전 대표의 혁신전대 요구에 대해 분열의 전대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수용 불가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문 대표는 “새정치연합의 공동창업주인 안 전 대표가 탈당할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안 전 대표의 협력을 호소했지만 이미 안 전 대표가 탈당할 경우 자체적으로 총선을 대비하겠다는 마음을 굳힌 듯했다.
문 대표는 “대결하자고 하면 저는 제가 갖고 있는 대표 권한으로 어떤 상처를 받더라도 끝까지 뚝심있게 걸어나가겠다”며 “이제는 지금의 지도부가 책임지고 총선승리를 이끌어야 한다. 더 이상 길게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측에서는 이같은 문 대표의 거부 입장에 대해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어려운 당내 상황을 함께 극복하고 풀어가고자 하는 동반자, 협력 대상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비주류는 전날에 이어 연이틀 문 대표를 향한 총공세에 나섰다.
비주류 주승용 최고위원이 사실상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났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당무 거부를 공식화하고 최재천 정책위의장도 사퇴를 고민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호남권 의원들은 오전 회동을 통해 “여야 선거구 합의가 실패하면 호남은 5석이 줄어든다”며 문 대표를 향해 “호남과 함께 살고 함께 죽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했다.
비주류 의원모임인 ‘구당모임’도 이날 오전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첫 공식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전날 모임에서와 마찬가지로 현 지도부로는 총선이 어렵다며 문 대표의 사퇴 필요성과 전당대회 개최를 통한 지도부 교체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안 전 대표가 탈당 배수진까지 친 가운데 당내 중간지대에서도 문 대표 사퇴 불가피론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구당 모임은 중도성향 중진급인사 8인의 모임인 ‘통합행동’, 중진들과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통합행동은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중재 노력을 해온 모임이어서 구당모임과 손을 잡은 것은 문 대표 사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구당모임 연락간사인 최원식 의원은 “통합행동 등 당내 제 세력과의 연대를 적극 모색하겠다”며 “공동성명까지 논의했지만 통합행동 쪽에서 정리가 덜 돼 논의가 되는대로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의원들은 오는 9일 대규모 회동을 갖고 사태 해소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당 소속 의원 127명의 절반이 넘는 64명이 속해 있어 당내 비중이 큰 수도권 의원들이 당 내홍을 계기로 회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중립 성향 의원들이 몰려있다는 점에서 이날 회동이 당 내홍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