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을 위한 법과 제도의 부족을 겪은 뒤 법을 공부해 왔는데 실제 법대에 앉아 재판을 보면서 미래의 나의 모습과 법관의 입장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지난 2003년 국내로 들어와 현재 서울대 로스쿨 2학년에 재학중인 이모(29)씨가 수원지법 형사7부 법정에 법복을 입고 들어와 법대에 앉았다.
미리 법조인을 경험한 이씨는 이제까지 법을 공부하면서 느낀 것 이외의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10일 오전 10시부터 수원지법 5개법정에서는 이씨를 비롯한 ‘1일 명예법관’들이 각자의 법정에서 재판에 참여했다.
7일에 이어 2차로 진행된 이날 체험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다양한 곳에서 수고를 아끼지 않으며 자신의 본분에 최선을 다해온 모습 때문에 선정됐다.
이날 명예법관으로 선정된 체험자들은 이씨를 비롯, 정재훈(46)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 수원시 환경미화원 장선옥(44)씨, 퇴직을 앞둔 수원지법 총무과 차량지원실장 한해원(59)씨,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난 이효주(24·여)씨 등 5명으로 각계의 추천을 받았다.
“오늘은 1일 명예법관으로 나선 시민과 함께 재판을 한다”는 각 재판부의 안내에 이어 시작된 재판에서 체험 당사자들은 2시간여 여러 재판의 모든 심리과정을 참관했다.
모든 재판 과정을 본 뒤 한씨는 “30년 전 법정의 모습과 상당히 달라졌다”며 “예전에는 재판 당사자와 판사 간 소통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판사가 자세히 설명해주더라. 감명 깊었다”고 말했다.
성낙송 수원지법원장은 “법원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명사 강연도 좋지만 시민이 재판과정을 직접 지켜보고 법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가는 것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체험행사의 의의를 피력했다.
/양규원기자 yk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