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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운동에 뛰어든 철학자 사색 통해 새로운 사회 구상

 

2013년 5월, 일본 도쿄 도 고다이라 시에서 주민투표가 실시됐다. 고다이라 시는 50년 전에 수립된 도로 건설 계획을 작금에 와서 실행하려고 하면서 주민의 의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에 주민들이 그 계획을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주민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를 직접 청구해 실현시킨 것이다. 하지만 주민의 관여를 원치 않던 고다이라 시의 시장은 주민투표조례안이 시의회에서 이미 통과된 후에 별도의 조례 수정안을 상정했다. 그것은 투표율 50% 미만의 경우 투표를 무효로 간주하며 개표도 할 수 없게 하는 것으로, 이를 주민투표 한 달 전에 통과시켜 버렸다. 정작 시장 자신이 재선된 시장선거의 투표율이 37%였던 것을 감안하면, 투표율 50%의 성립요건은 투표를 무효화하려는 행정의 술책이었음이 틀림없다. 결국 투표율 35.17%로 투표는 무효 처리되고 개표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써 주민투표의 결과는 영구히 알 수 없게 됐고 행정의 정책 결정에 주민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고다이라 시에 거주하며 일련의 사건을 목격한 고쿠분 고이치로 다카사키 경제대학 교수는 행정이 일단 정책을 결정하면 주민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주권자를 무시하는 정책이 행정에 의해 결정되고 있는 사회가 민주주의라고 불리는 것에 의문을 품은 저자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주민투표운동에 참여하는 한편 철학자의 눈으로 이 문제를 분석해 한권의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이 문제에 대답할 수 없다면 내가 하고 있는 학문은 거짓이다”라고 하며 주민운동에 뛰어든 철학자가 실천과 깊은 사색을 통해서 그려낸 새로운 사회의 구상이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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